미국 진출을 꿈꾸는 CEO라면 기억해야 할 이름, ‘네오집스’의 어태수 대표

최근 미국 시장에 도전하는 한국 기업이 부쩍 늘었다. 물론,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언어 장벽, 문화 차이, 한국과는 확연히 다른 규제 환경 등 다양한 난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이런 한국 기업을 돕는 기업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중 한 곳이 ‘네오집스‘다. 어태수 대표가 2021년에 창업한 네오집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프롭테크 기업이다. 보통 ‘부동산’하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동산 매물 검색 및 중개뿐만 아니라 투자 자문, 경매, B2B 자문, 컨설팅 등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4년 거래액은 2조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네오집스는 5개 주(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저지, 뉴욕, 조지아)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출처=네오집스)

미국 현지에서도 주목받는 프롭테크 기업으로 성장한 네오집스는 지난 4월,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테마파크형 푸드 홀 ‘서울 스트릿’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K-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미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한국 F&B 브랜드가 늘어난 만큼, 네오집스도 F&B 관련 사업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미국에 거주 중인 어 대표는 법무법인 미션이 주최하는 ‘K-푸드 익스프레스 2.0’ 포럼의 연사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어 대표에게 네오집스 창업 스토리부터 미국 내 K-푸드 현황, 앞으로의 행보 등을 들어보았다.

네오집스를 창업한 계기, ‘고객의 페인포인트’

Q. 대표님은 메리츠화재에서 시작해 ERA 코리아 미구 부동산 부장, 리맥스 메가 그룹 한국 담당 본부장을 거쳐 네오집스를 창업하셨습니다. 어쩌다가 업계에서 인지도 높은 기업의 임원에서 창업이란 험난한 길을 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미국에서 많은 고객들을 만나면서 그분들의 페인포인트를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군이나 커뮤니티처럼 그냥 검색해선 찾기 힘든 깊이 있는 정보들은 보통 현지 리얼터(Realtor)를 소개받아서 얻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리얼터가 좋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고, 잘 정리해서 전달해 줄지 알 수 없습니다. 제대로 된 리얼터를 구하기가 힘듭니다. 이 지점을 잘 공략하면, 좋은 기회가 있겠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저는 메리츠화재 자산운용팀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운좋게 미국으로 취업하게 됐고, 이후 리맥스 메가 그룹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프론트 쪽을 알고 싶었거든요. 이후 네오집스를 창업했습니다.

어태수 네오집스 대표
어태수 네오집스 대표 (제공=네오집스)
Q. 창업한 뒤에 경험한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네오집스는 부동산과 IT를 결합한 프롭테크 기업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동안 부동산 쪽에서만 일했죠. 그렇다 보니 사람 뽑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특히 부동산과 IT를 연결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는데요. 부동산 업계에 계신 분들은 기술 쪽을 잘 모르시고, IT에 계셨던 분들은 부동산을 잘 모르시죠. 아웃소싱도 해보고, 직접 고용해 보기도 했는데 한동안 잘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삼성SDS 미주 법인 총괄을 하셨던 분을 CTO로 모시면서 비로소 진행이 잘 되기 시작했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전담하는 직원도 있습니다.

현재 근무하는 직원은 교포 출신이 많습니다. 한국에서 좋은 분을 모실 수도 있겠지만, 다른 나라인 미국에 취업하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거래액 2조 원의 비결? 방대한 데이터와 파트너십

Q. 네오집스의 최근 성과가 굉장히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네오집스 매출원은 크게 크게 부동산 거래와 부동산 컨설팅 파트로 나눌 수 있고요. 각 부문 모두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거래액 기준 1조7000억 원 수준까지 올랐고, 2024년에는 2조 5000억 원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분야 별로 보자면, 주거용 부동산은 처음부터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저희의 베이스 부문이라고 할 수 있고요. 다음이 경매입니다. 미국 부동산 경매에 뛰어들고 싶지만, 굉장히 복잡해서 망설이던 분들이 많이 연락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진출하려는 기업도 많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의 사무실이라던지 창고 등을 연결해주고 있죠. 어떻게 생각하면, B2C가 B2B로 자연스럽게 연결됐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F&B 프랜차이즈는 B2B와 B2C가 합쳐진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유명 프랜차이즈가 미국에 진출해서 가맹점을 열려고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법인 관련 비용 외에도 가맹점을 모집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을 써야 합니다. 굉장히 큰 비용이 되겠죠? 네오집스는 이런 프랜차이즈의 마케팅까지도 일부 대신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가진 채널에 업체를 소개해서 가맹점을 모을 수 있죠. 덧붙여 본업인 상권분석도 가능하고요.

Q.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저희가 가진 방대한 데이터, 그간 쌓은 실적, 미국 진출 활성화 등 원인은 다양할 듯하고요. 체감적으로는 네오집스 플랫폼이 잘 정비된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플랫폼을 거쳐서 들어온 고객 문의가 확 늘어났거든요.

네오집스 서비스 화면
(출처=네오집스)
Q. 미국 역시 다양한 부동산과 프롭테크 기업이 존재할 듯한데요. 네오집스만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부동산 기업은 보통 주거, 기업(프랜차이즈), 경매 등 영역을 딱딱 나눠서 특화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네오집스는 부동산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를 포괄적으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미국 51개 주를 모두 커버하진 않지만, 저희가 서비스하는 5개 주(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저지, 뉴욕, 조지아) 안에서는 깊이 있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Q. 네오집스는 유튜브 채널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또 다른 고객 유치나 마케팅 활동은 안 하시나요?

좋은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게 저희 전략입니다. ATTOM, 혼리(Honely) 등 데이터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해빗팩토리 미국 법인에서 만든 주택담보대출 서비스 ‘로닝AI(LoaningAI)’에도 파트너십으로 참여했습니다. 해빗팩토리에는 대출을 일으켜야 하는 부동산 고객이 필요했고, 네오집스는 고객에게 좋은 대출 상품을 소개해줄 필요가 있죠. 서로의 니즈가 잘 맞았습니다.

입소문도 많이 탔습니다. 주재원이나 유학생은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기 마련인데요. 이런 분들이 미국에 조그마한 부동산을 마련하고, 렌트를 놓아서 생활자금으로 사용하면 ‘환헤지’가 됩니다. 괜찮은 부동산은 귀국하기 전에 팔면 꽤 괜찮은 차익을 남길 수 있고요. 유학 비용으로 낸 돈보다 더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통해 찾아오신 고객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은행의 프라이빗 뱅커(Private banker)분들과 그리고 증권사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담당자, 이주공사 등에서 고객을 네오집스에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Q. 네오집스가 돋보이는 지점 중 하나가 ‘주거/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1억 5500만건을 분석해서 얻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건데요. 이런 방대한 데이터는 어떻게 수집했나요?

위에서 말씀드린 업체가 그런 부동산 관련 로우데이터를 보유한 회사입니다. 전략적으로 MOU를 체결해서 데이터를 가져왔죠. 그렇게 모은 데이터를 그냥 보여주지 않고, 좋은 부동산만 큐레이션해서 보여준다는 지점이 핵심입니다.

워낙 방대하다 보니 저희가 일일이 방문해서 확인하진 못합니다. 다만, 투자로 하게 되는 경매 파트는 저희가 직접 다 현장에 가서 주변이 괜찮은 곳인지, 고칠 곳은 많은지 등등을 다 확인하고 사진도 찍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해서 실사가 필요한 곳을 분류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ATTOM, 혼리와 MOU를 체결한 네오집스
ATTOM[왼쪽], 혼리와 MOU를 체결한 네오집스 (출처=네오집스)

‘미국’으로 묶기에는 너무나 다른 지역별 특성

Q. 질문을 B2B 쪽으로 넘겨보겠습니다. 최근 미국에 진출하려고 하는 스타트업이나 프랜차이즈 기업이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이런 기업들은 아무래도 처음 시작할 때가 가장 힘들 텐데요. 부동산 관련해서 가장 크게 느끼는 어려움은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한국에서 잘 되고 있는 기업이 미국 진출을 꾀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요. 과연 한국에서는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이 미국에서도 맞을지, 고민이 되기 마련입니다.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을 어떻게 해야 할 지도 고민이고요. 가장 큰 이슈는 미국에서 사람을 어떻게 뽑을지겠죠. 시장이 어떤 곳인지 잘 모르는 만큼, 마케팅적으로도 고민이 많습니다.

Q. F&B 프랜차이즈만의 어려움도 있을 듯합니다.

가장 근본적으로는 미국에 직영으로 진출할지, 아니면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비즈니스를 할 지부터 고민이겠죠. 당연하겠지만, 정답은 없습니다. 두 방법 모두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가 고루 존재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일단 본인(본사)이 직접 미국에 와서 경험을 해보고 정하는 쪽이 맞다고 답을 드리고 있습니다.

그 다음은 진출 지역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안에서도 사람이 몰리는 지역이 다르니까요. 무엇보다 물류 쪽 사정이 완전히 다릅니다. 캘리포니아주 안에서만 따져도 서울-부산 거리의 2.5배가 되는데, 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두고 뉴욕까지 진출하고 싶다? 물류에선 답이 안 나옵니다.

그래서 찾아오시는 분들의 분야나 사이즈를 고려해서 지역은 어디가 좋고, 물류는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추천을 해 드립니다. 프랜차이즈 등록 로열티 같은 부분도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Q. 네오집스는 현재 5개 주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그 안에서도 선호하는 지역이 갈릴까요?

노던 캘리포니아(북가주) 지역은 아무래도 IT 쪽이고요. 서던 캘리포니아(남가주)는 상대적으로 패션이나 엔터테인먼트 쪽에서 선호합니다. 텍사스나 조지아는 어떤 아이템이 먹힌다기보단 그 지역에 자리 잡은 대기업, 예컨대 삼성이나 테슬라 등과 비즈니스 연계성이 높은 기업이 가려고 하고요. 뉴저지는 인근에 주재원으로 가 계신 분들이 많으니까 그런 분들을 상대하는 비즈니스가 낫겠네요.

(출처=언스플래시)

미국 F&B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K-푸드

Q. 대표님은 미국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많은 한국 기업과 상대하셨을 텐데요. 처음 시작하셨을 때와 지금의 분위기가 좀 바뀌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제는 한결 편한 마음가짐으로 미국 진출을 꾀하는 분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 모두 많아졌기 때문에 잘 적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Q. ‘미국 진출’이란 문턱이 낮아졌다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최근 미국에 진출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업종은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지금은 K-푸드 시대입니다. 이런 현상은 특히 넷플릭스를 위시한 OTT 시대에 접어들면서 확고해졌다고 봅니다. 드라마를 통해 K-푸드를 접한 미국인이 매우 많이 늘었거든요. 그리고 K팝도 있죠. 요즘 미국에서 한국 치킨이 인기가 많은데요. 치킨 브랜드 광고 모델은 대부분 K-팝 아이돌입니다. 팬들은 그 치킨을 선호할 수밖에 없죠. 이렇게 K-드라마, K-팝, K-푸드로 일종의 선순환 고리가 확고히 자리잡아가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소셜미디어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요즘 미국에서 불닭볶음면이 굉장히 인기있는데요. 불닭볶음면을 먹는 틱톡 영상이 바이럴을 타면서 일종의 도장깨기처럼 다른 한국 음식으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나는 너구리하고 짜파게티를 섞어서 먹어봤다’ 이런 식으로요. K-푸드가 먹거리인 동시에 놀이가 된 셈입니다.

불닭볶음면 관련 틱톡
(출처=틱톡)
Q. 중식과 일식이 미국에 일찌감치 진출해서 확고히 자리 잡은 상태입니다. 아무리 K-푸드가 인기라지만, 중식이나 일식처럼 뿌리내릴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은 분이 아직 많습니다.

이런 식으로 설명해 드리고 싶습니다. 미국 인구를 100명이라고 치면, 지금까지 중식이나 일식을 일상적으로 접한 사람은 5명에서 7명 수준이었습니다. 이제 K-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중식, 일식에 더해 한식을 즐기는 인원이 20명에서 30명 정도로 늘었습니다. 즉, K-푸드가 차지할 파이는 아직 많이 남아 있으니까 벌써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네오집스가 부동산뿐만 아니라 물류 등 다양한 현지 파트너십에 도움을 드릴 테니 언제든지 연락주시면 좋겠습니다(웃음).

경매 마켓 플레이스, 팝업스토어.. 네오집스의 도전은 계속된다

Q. 네오집스가 현재 준비 중인 서비스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선 경매 쪽으로는 일종의 마켓 플레이스를 좀 만들어볼까 합니다. 오프라인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모든 과정을 밟아나갈 수 있는 서비스가 되겠죠.

그리고 지금은 한국에서 혹은 지역에서만 하고 있지만, 프랜차이즈화하면 좋을 법한 브랜드도 커버해보려고 합니다. 당장은 자금이 없긴 하지만, 프랜차이즈로 키우면 잘 될 듯한 곳들에 컨설팅을 제공하고, 필요하면 펀드 조성에도 도움을 드리려고 합니다. F&B만이 아니라 교육 쪽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보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시니어 쪽에 관심이 많아서 ‘어덜트 데이케어 센터’를 프랜차이즈화하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하실 일이 매우 많아 보이네요. 대표님께서는 네오집스를 궁극적으로 어떤 기업으로 키우고 싶으십니까?

한국 기업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기업 중에도 미국에 진출하고 싶은 곳이 있을 테고요. 미국을 찍고 또 다른 해외로 나가려는 기업도 생길 수 있겠죠. 해외 진출을 꿈꾸는 기업을 돕고, 나아가 저희가 직접 기업을 발굴해서 해외에 진출시키기도 하는 모습을 꿈꾸고 있습니다.

네오집스 유튜브 채널
네오집스 유튜브 채널 (출처=유튜브)
Q. 마지막으로 미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프랜차이즈가 부동산 관련해서 꼭 미리 준비했으면 하는, 혹은 생각해 두면 좋을 지점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직접 와서 확인하는 시간을 되도록 길게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비단 부동산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 사업 아이템이 성공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말이죠. 물론 시간, 비용, 인력이 많이 소모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을 위해서 일종의 팝업스토어랄까요? 부담없이 테스트하면서 피드백도 받고, 어떤 식으로 현지화할지 확인하고 연구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상권 분석을 제공하고 있지만, 듣는 것과 보는 것은 차이가 클 테니까요.

그리고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고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영상 잘 봐 주시고, 궁금한 점이나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연락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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