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ood Express 2.0’ 포럼 2일차 세션
“막연한 기대보다 현실적인 접근 필요”
9월 26일, ‘K-Food Express 2.0: 연대하며 나아가다’ 포럼이 25일에 이어 SBA 글로벌 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번 포럼은 단발성 행사가 아닌 지속적인 업계 커뮤니티 구축을 위해 기획되었으며 해외 진출에 관심이 있는 F&B 기업, 투자사, 공공기관 등 유관업계 관계자 연대의 장이 될 예정이다. 둘째 날은 ‘수출과 프랜차이즈’란 주제로 다양한 연사와 온오프라인 50여 명의 참관객이 참석했다.
F&B 산업 ‘커스터마이징’화 될 것
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GDIN)의 김종갑 대표가 ‘한국 F&B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K-food Express 2.0 둘째 날의 문을 열었다. 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는 2013년 설립되어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기술혁신 기업에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의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김 대표는 먼저 거대한 F&B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는 아직 부족하다며 해외 진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F&B 산업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화했는지 설명했다.
“인지, 생산, 소비가 모두 결합된 ‘커스터마이징’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F&B 산업도 이 트렌드를 따르고 있습니다. 식량을 채집 후 바로 소비했던 원시 시대 이후 점차 가공 시스템이 생김에 따라 식당이 등장했죠. 이 흐름이 길게 이어진 것이 현재의 스마트 파밍, HMR, 글로벌 프랜차이즈 등의 형태로 F&B 산업을 구성합니다.” (김종갑 GDIN 대표)
뿐만 아니라 미래의 F&B 시장은 대체육, 간편식 및 소비자 직접 가공, 프랜차이즈 시장의 양극화 심화, 3D 프린팅 활용 등의 모습을 띨 것이라고 덧붙였다.
압도적 제품력, 표준모델 지속 진화, 전략적 현지화 통해 글로벌 F&B 기업으로 발전
CJ 푸드빌의 허지수 CSO는 ‘뚜레쥬르의 글로벌 진출 이야기’ 세션에서 북미에 진출한 뚜레쥬르의 핵심 전략 3가지를 소개했다.
먼저 뚜레쥬르의 ‘압도적인 제품력’을 꼽았다. 같은 베이스에 크림, 토핑 위주 변화를 주는 북미 베이커리와 달리 뚜레쥬르는 200개 이상의 제품군을 다양하게 제안한다. 국내와 달리 북미는 고객 유입을 유도하는 요소가 매장 포스터와 자사 SNS 정도가 전부다. 따라서 제품력을 높이는 것이 고객 유입을 위한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허 CSO는 ‘표준모델 지속 진화’도 강조했다.
“한 동네에 매장 여러 개를 열 수 있는 국내와 달리 북미 고객에게는 동네 단일 매장 하나가 브랜드 자체를 대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미 뚜레쥬르 매장은 제품, 운영, 인테리어 진화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지역 혹은 건물의 특성에 맞는 디자인을 다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허지수 CJ 푸드빌 CSO)
마지막으로 소개한 핵심 전략은 ‘전략적 현지화’이다. 뚜레쥬르는 쟁반 사용법 튜토리얼, 브랜드 앱 분리, 신규가맹점주 대상 아카데미 교육, 현지 리더 발탁 등을 도입해 한국과 미국 현지의 융합 모델을 만들었다. 허 CSO는 “브랜드 철학과 직결되는 요소는 철저히 지키고, 고객 경험과 운영 방식은 유연하게 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끼소주, 소주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주류로 브랜딩
토끼소주의 더글라스 박(Douglas Park) 대표는 청중에게 ‘소주를 마시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소주에 자부심을 가지지 못한다”고 밝힌 그는 ‘소주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주류가 될 수 있도록 브랜드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박 대표는 ‘토끼 소주’란 브랜드가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고민과 과정을 거쳤는지 소개했다. 개념 증명 단계에선 프리미엄 소주 시장이 있는지, ‘아시안’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제품 확장 가능성은 있는지 따졌다. 이후 확장 단계에는 매출 증가와 함께 원가 및 포장 비용 절감을 이뤄냈다. 그 결과가 지금의 토끼 소주이다.
이어 “예쁜 디자인과 미국인이 만든 소주라는 스토리도 있지만, 주류를 소비하는 동서양의 차이를 고려한 것이 차별점”이라고 밝히며 토끼 소주의 경쟁력을 주제로 세션을 이어갔다.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시킨 제품 개발 시간, 35%까지만 증류시켜 깔끔한 소주를 만드는 기술적 측면, 누룩이라는 차별화된 발효제를 사용한다는 점을 통해 구축한 제품 정체성, ‘선비 진(Sonbi Gin)’과 ‘토끼 소주 골드 라벨(Tokki Soju Gold Label)’을 활용한 호기심 순환 구조의 제품 전략 등을 토끼 소주의 강점으로 언급했다.
미국 진출, 막연한 기대보다 현실적인 접근 필요
윤 해운대 갈비의 윤주성 대표는 ‘한국에서 세계로, 세계에서 한국으로’라는 주제로 자신의 해외 진출 경험을 공유했다.
윤 대표는 “해외로 진출한다는 기대에 부풀어 현실적인 부분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말하며 회사 설립, 비자, 건축, 노동, 보건 등 미국에 진출하면서 마주한 법적인 장벽에 대해 말했다.
더불어 문화와 언어적인 측면이 해외 진출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단언했다. “손님들과 자유롭게 농담을 주고받고, 직원들과 능숙하게 소통하는 것이 사소하지만 가게 운영에 큰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빠르게 마케팅해야 합니다. 뉴욕은 하루에도 수많은 레스토랑이 문을 닫고, 새로운 레스토랑이 문을 엽니다. 트렌드와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윤주성 윤 해운대 갈비 대표)
브랜드와 지배구조, F&B 글로벌 확장의 두 축
법무법인 미션의 김성훈 대표변호사가 “F&B 기업의 글로벌 확장 : 진출 전략과 거버넌스”를 주제로 세션을 이어갔다. 김 대표는 ‘무형의 가치를 소비하게 하고, 이를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F&B 산업은 일종의 콘텐츠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B2C로 고객과 만나야 한다’는 점이 일반적인 콘텐츠 산업과 분류되는 F&B 산업의 특징이라고 짚었다.
김 대표는 직영, 프랜차이즈, 라이센싱 세 가지의 브랜드 구조와 자회사, 조인트벤처, M&A로 구분되는 지배구조에 대해 설명하면서 ‘브랜드’와 ‘지배구조 형성’이란 개념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조인트벤처로 했어요’라고 말하는 등 브랜드와 지배구조 형성을 헷갈리는 분이 많은데, 개념의 층위가 다릅니다. 브랜드와 관련된 경영상 의사 결정에 있어서 얼마나 단일한 의사 결정 체계 속에서 최종적인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과정을 얼마나 책임질 것인지가 브랜드에 관한 내용이고, 지배 구조는 회사법적 개념입니다.” (김성훈 법무법인 미션 대표변호사)
이후 본사와 직접적인 프랜차이즈를 모집해 가맹점주로서 역할을 하는 ‘DF’와 한 회사가 본사의 마스터 프랜차이즈 역할을 하고 가맹사업자를 모집하는 ‘MF’, 두 가지 프랜차이즈 개념을 비교하면서 MF로 진입해 DF로 변경한 써브웨이의 사례를 소개했다.
현지화, 상권 분석, 가맹점주 모집 충분히 고려한 프랜차이즈 진출
“K-FOOD의 경쟁력은 K-드라마, K-POP을 넘어 이제는 맛과 문화에 있습니다.”
첫날에는 프랜차이즈 성공 사례를 소개했던 네오집스의 어태수 대표는 이번 세션엔 프랜차이즈 실패 사례를 다뤘다.
어 대표가 뽑은 프랜차이즈의 미국 진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현지화, 상권 분석, 가맹점주 모집이다. 그는 “미국에서 프랜차이즈화를 시키려면 확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한 도시에 점을 찍고 이를 확장해 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해외 진출 실패 사례로 ‘스쿨푸드’를 살펴보며 상표권 등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서 미국 진출 시 준비해야 할 요소로 현지화(Localization), 물류(Logistics), 장기적 관점(Long-term) 등 ‘3L’ 꼽았다. 이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하면 충분히 IPO까지 달성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지화? 다양한 해석으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내야..
‘전통의 재해석과 글로벌 브랜딩’ 토크콘서트 세션은 김성훈 대표변호사가 진행을 맡고, 오픈소스랩의 박진수 대표와 장루하의 유지영 대표가 함께했다. 세 대표는 그들의 사업과 해외 진출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그리고 F&B의 역할 등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눴다.
박 대표는 “주로 OEM 방식으로 제조사들의 소스나 기술력을 셀렉해서 출시하고, 국내 기업과 해외 공장의 협업을 돕는 다리 역할도 하고 있다”며 오픈소스랩의 사업을 알리고, 소스의 해외 진출 과정도 소개했다.
앞으로의 제품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받은 유 대표는 “퓨전을 비롯한 로컬라이제이션의 다양한 해석이 등장하는 만큼 새로운 형태의 시너지를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고민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한국의 소스를 변형한, 장독대가 아닌 테이블 위에 예쁘게 올라간 형태의 소스를 만들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포럼을 주관한 법무법인 미션 김성훈 대표 변호사는 F&B 기업의 세계 진출을 도울 수 있도록 관련 정보 및 네트워크 제공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세계로 나아가는 F&B 기업들에게 연대하여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귀중한 파트너와 신뢰할 수 있는 정보 그리고 네트워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법무법인 미션은 앞으로도 K-F&B 기업들은 물론 산업별로 세계 진출을 위한 정보와 신뢰,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크로스보더 솔루션 컴퍼니로서, 우리 혁신가들의 글로벌 진출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김성훈 법무법인 미션 대표변호사)
인턴 기자 김성희입니다.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어나가는 사람들이 모인 스타트업 생태계에 관심이 많습니다. 스타트업들의 고유한 비전과 차별화된 전략을 기사로써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