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에 기술이 접목되면서 더 편리하고 정확한 치료가 가능해지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특히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한 대응책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년 1월 개최되는 CES 2025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가 큰 주목을 받을 예정이다. CES 주최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에 따르면 CES 2025에서 AI, 지속가능성 분야와 더불어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가장 많은 혁신상이 수여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의 강세 또한 돋보인다. CES 2025의 메인 카테고리 중 하나인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한국 기업은 24곳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디지털 구강 진단 헬스케어 장비 ‘스마투스(Smartooth)’를 개발한 스마투스코리아 또한 CES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서 두각을 보인 기업 중 하나이다. 스마투스는 3단계로 충치를 감지하는 높은 기술력의 센서가 부착되어 있고, 정량화 된 데이터로 실시간 진단 상황을 확인하고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과 연동 되며, 개인별 측정을 위한 1회용 센서 프로브가 장착되어 누구나 간편하게 자신의 치아 상태를 알 수 있는 스마트 구강 진단 기기이다. 스마투스코리아는 2022년과 2023년 CES에 참석했고, CES 2023에서는 두 가지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서면 인터뷰에 응한 스마투스코리아 손호정 대표는 “글로벌 치과 기업이 직접 우리 부스를 방문했다는 점에서 혁신상의 힘을 느꼈다”라고 밝혔다. 그는 “첫 번째 참가에서는 시행착오를 겪고 많이 배워서 이를 바탕으로 두 번째 참가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조언을 남겼다.
Q. 어느덧 2024년이 마무리 되어 가는 시점입니다. 스마투스의 올해 사업 성과는 어떠셨나요? |
2024년은 스마투스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한해였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성과는 미국 FDA 510k 의료기기 인증을 완료한 것입니다. 2022년부터 준비했는데,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생각보다 오랜 시간 소요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국내에선 최초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광학식 우식진단장비’ 항목으로 미국 FDA 의료기기 인증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장비 신뢰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시 실증을 통해 6000여 명의 어린이에게 구강검사를 2회 진행하여 1만 건이 넘는 데이터를 확보했고, 연세대, 단국대 등 치과대학 및 대학병원에서 임상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다양한 곳에서 스마투스 장비 사용이 증가했다는 점도 큰 성과입니다. 원광보건대, 카톨릭관동대, 호남대 등 치위생과를 보유한 대학에서 수업에서 스마투스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개편되는 구강보건학 교재에도 등재되었죠. 지난 1년간 치과에서 4천여 건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었을만큼 일반 치과 수요 또한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덕분에 제품 피드백도 빠르게 확보해서 한 달에 20회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Q. 스마투스코리아는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CES에 참가했습니다. 2022년, CES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
저는 고려대학교의 ‘R&D CEO’라는 강의를 수강하고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창업은 특별한 사람만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강의를 듣고 나니 실패 가능성이 높지만 해 볼 만한 일이 창업이고, 설사 실패한다고 해도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해외 진출 측면에서도 고려대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요. CES 2022에는 고려대에서 진행하는 ‘CES 참여 선정 사업’에서 수상하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CES 준비 과정이 궁금합니다.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
앞서 말씀하셨다시피 저희는 2022년과 2023년, 2차례 CES에 참여했는데요. 2022년에는 전시회 참가가 처음이어서 정말 좌충우돌했습니다.
먼저 전시 부스를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라서 한국에서 전시장 벽면에 붙일 시트지를 출력해서 가지고 갔어요. 시트지를 붙이는데,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없으니 잘 붙이는 방법을 몰라서 기포가 잔뜩 생겼습니다. 부스를 볼 때마다 너무 속상했죠.
부스를 철거하는 마지막 날에는 시트지 제거를 저희가 직접 해야 했습니다. 시트지에 성인 여성 2명이 매달려도 잘 제거가 되지 않을 만큼 어려운 작업이었어요. 제거에만 6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나고 보니 모두 추억이 되었네요.
그리고 어떻게 부스를 위한 좋은 팀을 구성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당시 저희 팀에는 마케팅을 잘 아는 분이 없었어요. 그래서 디즈니와 KBS 방송국에서 마케팅을 담당하신 지인을 초빙했습니다. 덕분에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저희 팀을 소개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그 분께도 저희 팀에 대한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었습니다.
Q. 2023년에는 ‘K-STARTUP’ 통합관 내에서 부스를 운영하셨죠. 단체관에서 부스를 운영할 때의 장단점에는 각각 무엇이 있나요? |
단체관에서 부스 디자인을 해주니 2022년의 시행착오를 다시 겪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매우 큰 장점이었습니다. 경험있는 팀에서 부스 운영에서 필요한 것들을 미리 준비해주셨고, 단체관에 손님이 오셨을 때, 저희와 협력이 가능한 팀들을 먼저 소개해주셨습니다.
단점으로는 서류를 비롯해 준비해야 하는 절차가 많았고요. 꼭 필요하지 않은 과정에 참석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CES에 처음 참가하는 스타트업에게는 단체관을 추천합니다. 처음 가는 대형 전시에서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이 많고, 챙겨야 하는 내용을 다 파악하기 어렵거든요. 운영 경험이 있는 팀과 갔을 때 누리는 장점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이전에 여러 전시를 참여해 본 팀이라면, 개별 전시에서 본인들 부스가 돋보이는 방법을 알 수 있으므로, 팀의 경험치에 따라 다른 선택이 필요합니다.
Q. CES 참가 전 기대했던 점과 실제 현장을 경험한 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
먼저 전시장에서 처음 본 기업과 계약을 바로 진행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현장에서는 장비 확인과 계약 조건 조율 정도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전시회에 참여 전에 미리 많은 것들을 준비 해야 합니다.
저희는 CES 이후 여러 건의 치과전시회를 참석했는데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전시회보다 주제에 맞는 전시에 참여하는 편이 훨씬 효과가 높고 비용도 적게 든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남들에게 좋은 것이 과연 나에게도 좋을지 꼭 확인이 필요합니다.
Q. 2023년 ‘Digital Health’, ‘Software & Mobile Apps’ 두 개 부문에서 CES 혁신상을 수상하셨습니다. 혁신상 수상의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CES가 끝난 뒤, 혁신상 수상 내역을 본 미국 ‘QUIP’사의 CEO의 연락이 링크드인으로 왔습니다. 저희 제품과 콜라보를 희망한다는 메시지에 Quip의 주요 인력들과 여러 차례 미팅을 진행하였습니다. 이후 저희가 B2C에서 B2B로 사업을 전환하며 이 콜라보는 뒤로 미뤄졌지만요. 이런 기회를 만들수 있다는 것이 혁신상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콜게이트, P&G 같은 치과 분야 주요 기업들이 저희 부스를 방문하는데도 혁신상의 힘이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P&G는 국가별, 부서별로 15명 이상이 방문했고, 콜게이트는 저희 제품을 2개 구매했습니다. 3쉐입(shape), 얼라인 테크놀로지(Align Technology) 등 치과 분야에서 제가 만나 볼 수 있었던 기업은 모두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직접 찾아가지 않았는데, 그들이 혁신상 수상 내역을 보고 위치도 좋지 않은 부스를 찾아와서 신기했고, 혁신상 수상의 의미를 체감했습니다.
저희의 경우 2022년도에는 혁신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혁신상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도 2023년 수상한 이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스타트업은 CES에 2번만 참여할 수 있어서 적절한 시점에 참여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데요. 그 적절한 시점이 언제인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 스타트업의 큰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Q. CES 현장에서 하루에도 수백명 이상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을 텐데요. 가장 인상깊었던 만남은 무엇이었나요? |
CES 2022 현장에서 저희 제품 구매를 희망했던 치과의사가 있었습니다. 결국 제품을 구매했는데, 2023년 뉴욕 치과전시회에서 그 의사를 다시 만났습니다. 저희를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이야기 하면서 뉴욕대 치과의사를 소개해 주셨고, 승인받으면 맨하튼 공공의료에서 사용해 보고 싶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CES 이후에도 다시 만나서 신기했습니다.
Q. CES 참여가 직접적인 계기가 되어 거둔 성과에는 무엇이 있나요? |
참가 전부터 미리 준비한 계약이 CES에서 진행되었고, 이제 승인이 완료되었으니 수출이 가능해져 곧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CES 당시에는 제품이 승인된 상태가 아니었어서 즉각적인 성과가 나타나기는 어려웠습니다. CES 참가로 얻은 기회들을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 꾸준히 소통하고 있습니다.
결국 CES에서 성과를 내려면 전시가 시작하는 시점이 아닌, 훨씬 전부터 노력이 필요합니다. 계약 관련 미팅을 미리하고, 준비된 것을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장소가 CES가 될 때,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CES를 이미 경험한 입장에서 다가오는 CES 2025에 참여하는 기업들에게 한마디 조언을 한다면 어떤 말을 전하고 싶나요? |
한 번에 바로 성과를 낼 수는 없습니다. 첫 번째 참가에서는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 배움을 얻고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행히 한 번이 아닌 두 번의 기회가 있으니까요.
Q. 스마투스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
FDA와 국내 의료기기 인증이 완료되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몽골 등의 보건복지부와 미팅을 진행하였고, 어린이 구강검진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확인하여 해외 실증사업을 협의 중에 있습니다. 베트남, 필리핀, 영국 민간 기업과의 협력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다양한 기회들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구강검진을 스마투스로 하는 것입니다. 내가 어느 나라를 방문하던지 그 곳에서 스마투스를 사용하는 모습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엑스레이 진단 없이도 구강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치아를 관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인턴 기자 김성희입니다.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어나가는 사람들이 모인 스타트업 생태계에 관심이 많습니다. 스타트업들의 고유한 비전과 차별화된 전략을 기사로써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