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캘리포니아는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자랑한다. 구글, 애플, 테슬라 등 글로벌 혁신 기업이 이곳에서 탄생했고, 여전히 매년 수천 개에 달하는 신생 기업이 캘리포니아에서 탄생한다. 많은 한국 기업도 캘리포니아를 미국 진출 및 안착의 교두보로 삼았다.
캘리포니아주는 정부 차원에서 국내외 혁신 기업 유치 및 성장을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와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경제개발실(GO-Biz)’을 중심으로 R&D 지원, 현지 네트워킹 등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구비했다. 미국 시장을 두드리는 한국 스타트업에게도 큰 힘이 될 캘리포니아주 및 연방정부의 주요 지원 정책을 정리했다.
1. 캘리포니아 진출 기업을 위한 세액공제 프로그램 ‘CCTC’
CCTC(California Competes Tax Credit)는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기업의 고용 창출과 투자 유치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한 대표적인 세제 인센티브 프로그램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사업을 운영하거나 신규 투자를 계획하는 기업이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법인세 등 상당한 금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 신청 기업은 고용 창출 규모, 투자 계획,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환경적·사회적 기여도 등 다양한 항목을 평가 받는다. 선정된 기업은 5년간 고용 및 투자 목표를 달성해야 하며, 목표 미달성 시 공제금 일부가 회수될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이 프로그램에 연 1억8000만 달러(2559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배정했다.
CCTC는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중견·대기업, 외국계 기업 등 모든 기업이 신청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계 기업을 포함해 여러 글로벌 기업이 이 제도를 활용해 현지 진출 및 확장에 성공했다. 예를 들어, 미디어파사드 전문 기업 ‘글람’의 자회사 ‘글람 아메리카(GLAAM America)’는 CCTC로 세액공제 혜택을 받아 현지 고용을 확대했다. 글람 아메리카는 친환경 건설 솔루션을 앞세워 캘리포니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CCTC 신청은 연 2~3회 공모로 진행되며, GO-Biz(캘리포니아 경제개발실)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지원할 수 있다. 신청 시 사업계획서, 고용·투자 계획, 재무자료 등 상세한 서류 제출이 필요하며, 선정 이후에도 정기적인 실적 보고와 현장 실사가 이뤄진다.
2. GO-Biz의 ‘혁신허브’ 프로그램
‘GO-Biz(캘리포니아 경제개발실)’는 주정부 차원에서 기업 지원, 투자 유치, 규제 완화, 현지 정착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그중 iHub(혁신허브) 프로그램은 캘리포니아 전역에 마련한 15개 이상의 ‘혁신허브’를 중심으로 지역별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혁신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iHub는 각 지역의 대학, 연구소, 투자자, 대기업, 스타트업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크 허브다. 창업자와 혁신기업이 멘토링, 투자 유치, 기술 상용화, 시제품 개발, 현지 시장 진출 등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외국계 기업이나 이민자 창업자에게도 개방되어 있어, 한국 스타트업이 현지 네트워크에 빠르게 진입하고,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2024년 9월 10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Win your Business with GO-Biz’ 행사에서도 주정부 담당자들이 직접 나서 공공구매, 정책자금, 컨설팅, 현지 네트워킹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안내했다. 담당자들은 한국 취재진에게 “한국 기업들의 캘리포니아 진출 과정에서 애로가 발생할 경우, GO-Biz가 창구가 되어 최대한 지원하겠다”라고 강조했다.
iHub 프로그램은 허브 입주기업에게 정기적으로 네트워킹 행사, 투자자 미팅, 멘토링 세션 등에 참여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지역별 특화 산업(실리콘밸리- IT, 샌디에이고-바이오 등)에 부합하는 입주기업에는 별도의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3. 미국 연방 정부 지원 프로그램 ‘SBIR’, ‘STTR’
SBIR(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소기업 혁신 연구)은 미국 연방정부가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무상 보조금 프로그램이다. 연방정부 산하 11개 기관(국방부, 보건복지부, 에너지부, NASA 등)이 연 40억 달러(약 5조6872억 원) 이상을 배정해, 혁신 기술 상용화와 신생 기업 성장을 촉진한다.
SBIR은 총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기술성 및 사업성 검증)에서는 제안 기술의 혁신성, 실현 가능성, 시장성 등을 평가하며, 선정 기업은 6~12개월간 초기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받는다. 2단계(시제품 개발 및 실증)에서는 1단계 선정 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자금이 지원된다. 3단계(상용화, 민간 투자 유치 및 정부 조달 연계)는 직접 지원은 없지만, 민간 투자 유치나 정부 조달 사업으로 연계될 수 있다.
SBIR의 가장 큰 장점은 지분 희석 없이 무상으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창업자가 외국계라고 해도 미국에서 설립한 중소기업(미국 법인)이라면, 제한없이 참여할 수 있다. 실제로 바이오, 헬스케어, IT,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한국계 스타트업이 SBIR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기술 상용화와 사업 확장에 성공했다.
STTR(Small Business Technology Transfer;소기업 기술 이전 연구)은 SBIR과 유사하되, 대학이나 공공연구기관과의 협업을 전제로 한 프로그램이다. 즉,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이 대학·연구소 등과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할 때, 연방정부가 무상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미국에서 설립한 중소기업과 미국 대학·연구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청해야 한다.
STTR 역시 3단계(기술성 검증-시제품 개발-상용화)로 구성된다. 핵심은 기술 이전과 산학협력이며, 전체 연구개발 예산의 최소 40%는 중소기업이, 최소 30%는 대학·연구기관이 각각 집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학의 첨단 연구성과가 실제 시장에서 사업화될 수 있도록 돕고, 중소기업은 연구기관의 인프라와 전문성을 활용해 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STTR은 바이오, 의료기기, 첨단소재,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한국계 스타트업 중에서도 현지 대학과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STTR 자금을 확보한 뒤, 신기술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가 늘고 있다.
“사전 준비와 현지 네트워킹이 관건”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앞세워 혁신 스타트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 혜택을 받아 미국 시장에서 성공 신화를 써가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
‘블리츠스케일링’ 공동저자 크리스 예(Chris Yeh), 82스타트업 김광록 대표 등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 진출을 노리는 한국 스타트업에게 “사전 준비와 현지 네트워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은 경쟁이 치열한 만큼, 사업계획서 작성과 현지 시장 조사, 네트워킹 전략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KOTRA 등 현지 지원기관과도 긴밀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연세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대학생의 시각으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이야기를 생생하게, 법률 정보는 유익하고 쉽게 전달하겠습니다.
"As a student at Yonsei University studying Political Science and International Relations, I offer a fresh, relatable perspective on Silicon Valley startups. My goal is to make legal information beneficial and easy to underst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