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위하지 못하는 「동물보호법」, 무엇이 문제인가 (上)

가정집에서 하는 펫시팅은 불법이다?

주목 받는 펫시팅 중개 플랫폼

2021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604만 가구, 1,448만 명에 이른다. 국민 10가구 중 3가구 정도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셈이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현상인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은 전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국내에서도 반려 가구의 88.9%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긴다고 한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지다 보니, 부득이하게 장기간 출장이나 여행을 가야하는 상황에서 혼자 남겨질 반려동물을 걱정하는 사람들 역시 늘어나고 있다. KB금융지주가 2021년 반려 가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반려동물 양육과정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 바로 ‘여행을 가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사진제공: (왼쪽부터) 펫피플, 도그메이트, 펫트너 홈페이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전국적으로 반려동물을 전담하여 맡아주는 동물병원이나 호텔, 놀이방 등의 위탁시설이 증가하고 있고, 반려동물을 돌봐 주는 펫시팅(Pet sitting) 중개 관련 스타트업들도 2017년을 전후하여 상당수 생겨났다. 방문 펫시팅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와요(Wayo)’, ‘도그메이트(Dogmate)’, 수의사나 수의대 학생이 방문 펫시팅을 해주는 ‘펫트너(Petner)’, 가정 위탁 펫시팅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펫플래닛’ 등이 그것이다. 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와 차량 공유 플랫폼인 우버와 같은 모델이 펫산업 분야에도 확장되고 있는 추세로, 2011년 시애틀에서 시작된 펫시팅 중개 플랫폼 ‘로버(Rover)’는 미국에서 나스닥 상장까지 마친 상태이다.

그러나 펫시팅에 관한 수요에 비해 현재 법령은 상당히 경직되어 있고, 미국 등 다른 국가에 비해 펫산업이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이 늦다 보니 국내는 아직 규제와 관련하여 불명확성과 공백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23년 4월과 2024년 4월 각 시행 예정인 「동물보호법」은 47개 조문에서 101개 조문으로 개정되어 더욱 구체화될 예정이고, 이와 관련하여 하위법령인 시행령이나 시행규칙도 새롭게 정비 중이다.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의 경우, 입법예고 과정을 통해 현업 종사자나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다. 따라서 대대적 재정비가 이뤄지고 있는 현시점이야 말로 펫시팅 관련 규제에 어떠한 공백이 있는지,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규제가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적기이다.

이에 상(上)편에서는 펫시팅의 유형과 함께 가정 위탁 펫시팅을 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요건을 살펴본 후, 현행 「동물보호법」이 펫시팅 중개 스타트업의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다음으로 하(下)편에서는 미국에서의 펫시팅 산업 현황과 함께 동물보호 규제가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를 비교해보고,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언할 예정이다.

펫시팅의 유형: 방문 펫시팅, 가정 위탁 펫시팅, 펫보딩

우선 펫시팅에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다. 공식 용어는 아니지만 편의상 방문 펫시팅, 가정 위탁 펫시팅, 펫보딩(Pet boarding)으로 나누어 설명하면, (1) 방문 펫시팅은 펫시터가 직접 고객의 집에 방문하여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것, (2) 가정 위탁 펫시팅은 펫시터가 반려동물을 펫시터의 집에서 맡아주며 돌봐주는 것, (3)펫보딩은 반려동물을 애견호텔이나 유치원 등의 시설에 맡겨 다른 동물들과 함께 지내도록 하는 것이다. 각 유형별 장단점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2021년 기준 보호자의 40.6%가 반려동물 위탁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평균 이용기간은 2.6일, 서울 기준 1회당 평균 비용은 25만 5천 원(1일당 약 7만 8천 원)이다. 장기간 위탁을 해야 하는 경우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외에도 애견호텔이나 유치원에 반려동물을 맡기는 펫보딩은 시설 관리직원이 퇴근하게 되면 반려동물들만 시설에 남겨져 케이지에 갇혀 있는 경우가 있고 한 마리의 반려동물이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하여 반려동물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장기간 위탁할 때에도 반려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비교적 덜 받고 24시간 사람의 케어를 받을 수 있는 가정 위탁 펫시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펫보딩보다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앞으로 가정 위탁 펫시터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 펫플래닛 홈페이지, 서울 기준 펫시터 이용 요금

실제로 가정 위탁 **펫시팅 중개 플랫폼 ‘펫플래닛’**의 1박 케어 서비스의 경우 펫시터 별로 가격 차이는 있지만, 서울을 기준으로 검색해보면 1일당 7만 8천 원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펫시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펫시터를 위한 자격요건

앞서 살펴본 것처럼 가정 위탁 펫시팅의 경우, 명확한 장점과 합리적인 비용 덕에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이 하나 있다. 펫시터를 위한 자격요건은 없는가? 아무나 자신의 집에서 펫시팅을 할 수 있는 것인가?

현행 법체계상 펫시터를 위한 공인자격증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러 펫시팅 중개업체에서는 보호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회사 자체적으로 펫시터 선발 및 교육 절차를 마련하고, 반려견 상해 보험에 가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산책 시 펫시터의 몸에 액션 캠을 단다든가 특정 시간마다 반려동물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이나 코멘트를 남겨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그러나 2018년 3월부터는 「동물보호법」이 개정되어 동물위탁관리업이 「동물보호법」의 규제 범위에 포함되기 시작하였다. 「동물보호법」과 동 시행규칙에 의하면, ‘반려동물의 소유자의 위탁을 받아 반려동물을 영업장 내에서 일시적으로 사육, 훈련 또는 보호하는 영업’의 경우 동물위탁관리업에 해당하여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맞는 시설과 인력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반려동물 소유자의 위탁을 받아 반려동물을 일시적으로 위탁하며 반복적으로 이윤을 창출한다면, 영업을 하는 것이 되어 신고를 하고 펫시팅을 하여야 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동물위탁관리업의 영업범위가 모호하여 시설에서의 펫시팅이 아닌 가정 위탁 펫시팅을 위해서도 동물위탁관리업 등록이 필요한지가 모호하고, 새롭게 등장한 펫시팅 중개업에 대한 규제와 관련해서도 법적 공백이 존재한다. 등록을 하지 않고 펫시팅을 통해 꾸준한 수익을 얻는 경우, 「동물보호법」 위반뿐 아니라 무등록 영업으로 인한 탈세 등의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심각한 문제이다.

동물위탁관리업 등록 절차 및 요건

이처럼 법해석이 모호하여 불법의 여지가 있다면, 애초에 동물위탁관리업 등록을 위한 요건을 충족하여 등록한 후 가정 위탁 펫시터를 하면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동물위탁관리업 등록을 위한 요건을 간단히 살펴보면 인력 현황, 영업장의 시설 내역 및 배치도, 사업계획서,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별표 9의 시설기준을 갖추었음을 증명하는 서류가 있는 경우에는 그 서류를 구비하여 관할 시, 군, 구청에 방문하면 되고, 수수료는 1만 원이며 처리기간은 총 15일이다. 더 자세한 요건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부24 사이트를 방문하면 된다.

그러나 현행법상 근린생활시설이 아닌 단독주택은 동물위탁관리업의 영업소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일반 가정집에서 펫시팅 중개 플랫폼을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한 경우, 영업으로서 신고할 수 있는 업종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고, 동물위탁관리업으로 등록할 수도 없기 때문에 결국 가정 위탁 펫시팅 자체에 대한 불법의 소지가 생긴다. 그러나 이를 합법적으로 하기 위한 절차가 현재로서는 존재하지 않다. 추후 관련하여 문제가 생길 경우 무등록 영업으로 인한 규제나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펫시팅을 중개하고자 하는 스타트업들에게도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또 하나 살펴볼 수 있는 것이 동물위탁관리업의 범위에 펫시팅이 포함된다고 해석하더라도, 동물위탁관리업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현행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35조에 따른 별표9의 시설기준을 갖추어야 하는데, 그러한 요건 역시 일반 가정집에서는 충족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시행 2018.3.22] [농림축산식품부령 제311호, 2018.3.22, 일부개정]

[별표 9]

1) 동물의 위탁관리실과 고객 응대실은 분리, 구획 또는 구분되어야 한다. 다만, 동물판매업, 동물전시업 또는 동물병원을 같이 하는 경우에는 고객응대실을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다.
2) 위탁관리하는 동물을 위한 개별 휴식실이 있어야 하며 사료와 물을 주기 위한 설비를 갖춰야 한다.
3) 위탁관리하는 동물이 영업장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출입구에 이중문과 잠금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4) 동물병원을 같이 하는 경우 동물의 위탁관리실과 동물병원의 입원실은 분리 또는 구획되어야 한다.
5) 위탁관리실에 동물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폐쇄회로 녹화장치를 사각지대의 발생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설치해야 한다.
6) 개 또는 고양이 20마리당 1명 이상의 관리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35조 및 별표 9에 의하면 동물위탁관리업으로 등록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영업별 시설과 인력기준을 아래 (1) 내지 (4)로 설명하고 있다. 즉, (1) 동물의 위탁관리실과 고객 응대실이 분리, 구획 또는 구분될 것, (2) 위탁관리하는 동물을 위한 개별휴식실과 사료와 물을 주기 위한 설비를 갖출 것, (3) 출입구에 이중문과 잠금장치를 설치할 것, (4) 위탁관리실에 동물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폐쇄회로 녹화장치(CCTV)를 사각지대의 발생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설치할 것을 요구한다.

이는 동물들이 원래의 보호자가 아닌 낯선 보호자에게 맡겨졌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요구되는 요건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인 펫보딩 시설의 경우, 이러한 요건을 갖추는 것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가정 위탁 펫시팅의 경우 펫시터가 거주하는 일반 가정집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1) 동물의 위탁관리실과 고객 응대실이 분리, 구획 또는 구분되어야 하며, (4) 위탁관리실에 동물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폐쇄회로 녹화장치(CCTV)를 사각지대의 발생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설치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상(上)편을 마무리하며

‘가정 위탁 펫시팅’으로 반려동물 보호자는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반려동물은 스트레스를 덜 받는 환경에서 케어를 받을 수 있으며, 펫시터는 자신의 집에 머물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 때문에 그 막을 내려야 하는 것인지는 심히 의문이다.

다음 편에서는 현행 규제에 대한 정부부처의 입장, 미국에서의 펫시팅 산업 현황과 함께 동물보호 규제가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를 비교해보고,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

작성자|김유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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