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의 이름 일부를 차용한 기업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 히포티앤씨(이하 ‘주식회사’ 생략)는 첨단 기술을 통한 의학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의학계의 혁명을 일으킨 히포크라테스처럼 히포티앤씨도 디지털 헬스케어에 혁명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더 프론티어는 CES 2023에서 히포티앤씨 정태명 대표와 스마트 의료 기술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눴다.
디지털 치료제로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히포티앤씨는 ‘디지털 치료제’라는 이름의 소프트웨어로 질병을 진단·관리·치료한다. 사실상 의학 서비스가 제공하는 전 과정에 개입하는 셈이다. ‘디지털 치료제’ 중 현재 ADHD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히포티앤씨의 ‘AttnKare’는 현재 식약처의 임상허가를 받아 삼성서울병원과 삼성창원병원에서 임상시험 중이다. 추후 우울증을 진단 및 치료하는 ‘BlueKare’의 개발과 함께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정신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정 대표는 국내외에서 늘어나고 있는 정신질환의 심각성을 부각하며 ‘디지털 치료제’의 효용을 주장했다. 정 대표는 “국내 ADHD 어린이들만 약 35만 명, 미국에서는 240만 명 정도(에 이르고), 우울증의 경우에는 국내 1만 5천여 명에 이르는 자살의 주요 원인”이라며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사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정신질환은 치료 과정까지 도달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정신질환을 진단받기 위해 병원에 가는 것부터가 험난한 여정이다. “보통 부모님들이 정신질환을 이유로는 병원에 가기를 꺼린다. ‘설마 내 아이가 환자일까.’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정신질환은 치료에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라며 정 대표는 정신질환 치료의 높은 문턱을 설명했다.
그러나 병원에 가지 않으면 진단을 받고, 치료가 이루어질 수가 없다. 정태명 대표는 “(이런 문제점들 때문에) 병원 외의 공간에서 병원과의 협업을 통해 진단하고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를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히포티앤씨의 노력이 정신과의 문턱을 낮추는 데도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히포티앤씨의 디지털 치료제를 통해 환자들은 가정에서도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의사들은 치료 과정을 분석한 데이터를 이용해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정신질환 진단 및 치료
히포티앤씨는 독창적인 어린이 정신질환 진단 방안을 만들기도 했다. ADHD 진단을 예로 들면, 우선 어린이들이 가상현실과 AI를 활용해 히포티앤씨가 제작한 게임에 참여한다. 이때 ‘AttnKare’의 시스템이 게임 과정에서 어린이가 보이는 행동과 반응을 측정한다. 그밖에 어린이의 시선, 손놀림, 움직임, 발화 패턴을 종합 분석한다. 분석 결과를 인공지능이 ADHD 국제표준에 따라 처리하여 각 수치(집중력, 작업기억력, 사회성, 행동절제력, 충동성, 수행능력)의 분포도 그래프를 의사에게 전달하면 의사들이 최종적으로 질환 유무를 진단한다. 정 대표는 “아이들이 진단이나 치료에 대한 공포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다.”라며 ‘AttnKare’의 장점을 강조했다. 실제 AttnKare를 통한 진단 결과와 임상시험을 통한 전문의의 판단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앱으로 우울증 진단부터 치료까지
히포티앤씨는 우울증에 관해서도 생체 신호와 혈압, 뇌파, 활동량, 대화 내용, 발화 속도를 비롯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진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우울증의 치료 방안으로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애플리케이션 상의 강아지를 만들었다. 강아지와의 정서적 교류를 의도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우울증 환자의 제일 큰 문제는 모든 것을 귀찮게 느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딱 한 가지, 나와 친한 존재를 위해서는 움직인다. (그러한 우울증 환자의 특성에 착안해서) 강아지와 심호흡이나 명상을 하고, 대화도 하면서 교류하게 하는 게 우리 제품의 콘셉트다.”라고 관련 자사 제품인 ‘BlueKare’를 설명했다.
스마트 헬스케어계의 혁명, 히포티앤씨의 진두지휘
히포티앤씨는 정신질환과 함께 만성적인 신체 질환 치료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대표적으로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SmarTinsole’이라는 신발 깔창을 만들었다. ‘SmarTinsole’ 안의 센서가 압력, 온도, 습도, 혈류, 산소 포화도를 측정하고 진단하여 당뇨발의 조기 발견과 관리에 기여한다. 연 1,500건이 넘는 족부 절단을 막기 위함이다. 히포티앤씨는 해당 제품을 서울 보라매 병원과 함께 개발하고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그밖에 정 대표는 이후 공황장애, 자폐증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시스템 역시 구축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히포티앤씨 자체의 플랫폼에 각 질환의 진단·치료 과정을 연결하여 스마트 의료의 혁명을 일으키고자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다.
히포티앤씨는 CES 2022에서 두 개의 혁신상을 손에 쥐었다. 정 대표는 “3월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산호세에 현지 법인을 만들 것”이라며 해외 법인 설립 계획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히포티앤씨는 원래 타깃이었던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 이후 기존의 한국 법인과 합치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다. 히포티앤씨는 작년에 프리 시리즈-A 투자를 받았고, 올해는 임상시험에 필요한 재원 확보를 위해 현재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 대표는 “평생 배운 기술로, 질환으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만들면서 제 인생의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고 싶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히포티앤씨의 각 분야별 ‘디지털 치료제’가 의학계에 혁명을 일으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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