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 남성이 원룸에 침입해 2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신림동 주거침입 사건은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도어락의 편리함에 가려진 안전성의 빈틈을 여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실제 디지털 잠금장치는 문이 닫히고 잠기기까지의 ‘빈 시간’이 가지는 취약성으로 인해, 사람들의 생각만큼 안전하지 않다. 그러나 주식회사 라오나크(이하 ‘주식회사’ 생략)는 모두가 간과했던 도어락의 안전 문제를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해결했다. 더 프론티어는 CES 2023 현장에서 라오나크 구민기 대표를 만나 라오나크가 개발한 ‘키인’ 도어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안전으로
라오나크 ‘키인’ 도어락은 기존 도어락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도어락들은 현관문을 닫고 나면 센서가 작동하여 데드볼트(잠금쇠)가 튀어나오는 구조이다. 그런데 도어락의 센서가 문의 개폐 상태를 인지하고 모터를 가동하는 데는 필연적으로 약 3초에서 5초의 시간이 걸린다. 주거침입 범죄는 이 짧은 시간을 활용해 이루어진다. 라오나크는 이같은 기존 도어락의 구조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즉시 잠김 구조인 ‘모티스’를 활용한 도어락을 발명했다.
라오나크의 구민기 대표는 “라오나크의 제품은 문을 잠그는 즉시 문이 움직이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문을 닫으면 래치볼트(latch bolt)로 인해 바로 문이 잠기고, 이후 데드볼트(dead bolt)가 튀어나오면서 다시 문이 잠긴다. 이렇게 문을 두 번 잠그는 구조를 ‘모티스’라고 한다.”, 키인 도어락의 작동원리에 대한 그의 설명이다.
단순한 디자인, 진화하는 기능
라오나크의 키인 도어락은 손잡이가 없는 단순한 디자인으로 설계되었다. 비밀번호를 입력한 후 핸들을 돌리거나 손잡이를 당겨야 하는 기존의 반자동 도어락과 구별되는 또 다른 점이다. 이러한 디자인은 모티스 구조와도 관련이 있다. 또한 키인 도어락은 추후 기술 발전까지 고려한 구성이 돋보인다. 비밀번호 입력 방식을 기반으로 지문 인식, 안면 인식 등의 기능을 별도로 구매해 도어락에 장착할 수 있다. 구 대표는 이처럼 추가 인식 기능을 구매해 장착할 수 있도록 모듈화되어 있는 구성 방식을 자체적으로 ‘플러스 플랫폼’으로 부른다고 했다.
한편 라오나크는 블루투스를 활용해 휴대폰이 가까이 다가가면 도어락이 자동으로 열리는 원격제어시스템도 구축했다. 구 대표는 “플러스 플랫폼을 통해 추가한 기능도 핸드폰과 연동이 가능”하다고 덧붙이며 키인 도어락만의 장점을 강조했다.
도어락 종주국, 한국의 지위 되찾기
디지털 도어락을 세계 최초로 만든 나라는 한국이다. 그러나 현재는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가 세계 최고의 디지털 도어락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최고였던 국내 회사들이 타국 회사에 인수, 합병되면서 생긴 결과이다. “우리나라 기술들을 가진 회사가 우리나라 회사가 아닌 것”이라는 구민기 대표의 말에서 큰 안타까움이 묻어나왔다.
구민기 대표를 비롯한 라오나크의 구성원들은 세계 디지털 도어락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에 몸담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 최고의 디지털 도어락 기술을 가진 회사가 되어야 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퇴사 후 라오나크를 설립했다. 구민기 대표는 “라오나크가 3년 차밖에 안 된 신생 스타트업이긴 하나, 기술 측면에서는 세계 1위라고 자부하고 있다.”라며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라오나크와 즐거운 항해를
라오나크의 구민기 대표는 이번 CES 2023 참가 이유로 블루오션인 해외 시장 겨냥을 꼽았다. 구 대표는 “도어락 종주국인 한국은 90년대 말부터 도어락을 만들기 시작해서 거의 80% 이상이 도어락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해외에서는 도어락 보급률이 10%보다 낮다. 지금 막 성장하는 시기라 볼 수 있는 것”이라며, 라오나크의 해외 진출이 가지는 의미를 강조했다.
라오나크는 이번 CES 2023에서 3개 부문의 혁신상을 거머쥐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라오나크와 그 제품이 지향하는 가치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라오나크’라는 이름은 ‘방주’라는 뜻의 ‘아크(ark)’와 ‘즐거운’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인 ‘라온’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계시장에 우리 인재들이 탄 방주를 띄워서 도어락 종주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치를 되찾아오자는 뜻이다. 이제 즐겁게 세계 시장을 되찾아오겠다.”, 구 대표의 세계를 향한 당찬 포부가 라오나크의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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