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이 부족한 현대인에게, CES가 건네는 슬립테크

헬스케어는 CES 2024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러 관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 디지털 헬스케어관에서는 전통적 수요층인 의료계보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들이 다수 선보여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덤벨이코노미’는 이제 유행이 아닌 대세가 되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발전하며 기존에 전문가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여러 측정 역시 병원에 가지 않고서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수면 검사가 대표적이다. 호흡, 맥박, 심전도, 움직임 등 여러 변수로 인해 수면다원검사 등 의료기관에서 주로 측정이 이뤄졌던 수면 측정은 스마트 워치의 보편화로 터치 하나면 수면의 시간, 질과 권장 수면시각까지 알려주는 수준에 이르렀다. 소위 ‘슬립테크’의 등장이다.

‘슬립테크(SleepTech)’란 인간의 잠을 분석하고 수면에 도움을 주는 모든 기술을 총칭한다. 코골이 시기와 장비, 최적의 숙면을 위한 목의 자세와 높이를 조절하는 스마트 베개, 숙면을 위한 뇌파를 유도하는 헤어밴드가 대표적이다. 항상 부족한 수면을 되찾기 위해 슬립테크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더 프론티어가 CES 2024에서 활약 중인 우리나라의 슬립테크 스타트업을 살펴보았다.

루아랩, 기존 스마트 디바이스의 한계인 호흡 측정을 극복하다

<사진=더 프론티어>

웨어러블 호흡 모니터링 시스템 “루아”를 개발하여 금번 CES 혁신상을 수상한 루아랩은 슬립테크의 전통적 인식인 측정과 분석에 집중하는 회사다. 루아는 크게 호흡을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인 루아 디바이스와, 루아 디바이스를 통해 측정된 데이터를 누적 저장하여 수면을 관찰ㆍ분석하는 루아 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존 수면 검사보다 간편하고 저렴하게 개인화된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수면무호흡증 등이 있는 경우 병원 치료와 루아 솔루션을 병행하거나 병원 수면다원검사를 받은 이후에 루아 솔루션을 활용하여 꾸준한 수면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성도 높다고 평가받는다. 축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개발에 성공한 수면 측정 알고리즘 역시 CES 혁신상 수상의 큰 이유가 되었다.

비알랩, 비접촉 측정과 심박 동기화를 통해 최적의 숙면을 제공하다

<사진=비알랩 제공>

비알랩이 제시하는 수면 솔루션은 한층 동적이다. 비알랩은 2024 CES에서 ‘심박 동기화’ 기술이 탑재된 benzamin Al 슬립-컨트롤러 M1’을 공개했다. 수면 모니터링 및 데이터 분석 기술이 적용된 매트리스를 통해 사용자의 생체/수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사용자가 모바일 앱을 통해 쉽고 빠르게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M1의 큰 특징이다.

특히 기존의 웨어러블 기기가 아닌 무구속ㆍ비접촉 방식을 선택한 점이 눈에 띈다. 매트리스에 눕기만 해도 수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불편함을 이유로 스마트 디바이스의 착용에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심박 변이율(HRV)이나 수면 단계(Sleep stage)에 대한 생체 신호 측정 정확도는 병원에서 하는 수면다원검사(PSG)와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비알랩의 매트리스는 ‘심박 동기화’ 기술을 통해 측정을 넘어 수면 상태의 실질적 개선까지 일으킨다. 매트리스 내부의 컨트롤러에서 모방 심박 진동 자극을 발생시켜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깊은 수면을 유도한다. AI 기상 최적화 알람을 통해 사용자의 컨디션에 맞춘 기상 시간을 판단하고, 이에 맞추어 알람도 제공한다. 수면 데이터를 활용한 메디컬 헬스케어, 스마트 침실 AIoT 등 다양한 기술 확장성 역시 지니고 있다.

뉴로티엑스, 간단한 부착만으로 깊은 수면을 유도하다

<사진=뉴로티엑스 제공>

뉴로티엑스는 금번 CES에서 ‘SleepAid-P’를 선보였다. SleepAid-P는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를 위한 맞춤형 수면 관리 기기의 일종이다. 목에 부착하는 소형 패치가 인공지능을 통해 코골이, 뒤척임, 무호흡 등 수면 중 특이 사항을 분석하며, 심장박동 등을 늦추는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여 신체를 안정된 수면에 적합한 상태로 만든다. 별도로 의료기기인 SleepAid-M도 개발 중에 있다.

로맨시브, 음료를 통한 새로운 숙면 솔루션을 제시하다

<사진=더 프론티어>

디바이스에 거부감이 있다면 음료로 숙면을 되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로맨시브는 산조인, L-테아닌, 비타민 B, L-트립토판 등 수면 유도 성분이 든 수면음료 “코자아”를 제조하고 있다. 로맨시브의 이수현 대표는 과거 주류 시장에서 창업하기 위해 학교를 휴학하고 바텐더 일을 하기도 했다. 당시 경험을 살려 ‘기능’과 ‘맛’이라는 두 요소를 잡은 음료를 개발했고, 와디즈에서 진행한 크라우드펀딩은 푸드 펀딩 1위를 달성하며 5,800만원 규모의 사업자금을 성공적으로 모금하기도 했다. 로맨시브는 현재의 수면음료 뿐만 아니라 수면양말, 필로우미스트 등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을 개발하여 수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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