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재인가, 동료인가? CES에서 만난 콘텐츠 AI

빗나간 예상, AI는 예술가의 적인가

2016년 한국고용정보원에서는 AI로 인한 대체가능성이 높거나 낮은 직업들의 순위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콘크리트공, 정육원 및 도축원, 조립원 등이 대체 가능성이 높은 직업으로 꼽혔다. 반대로 가장 대체되기 어려운 직업으로는 화가 및 조각가가 꼽혔다. 2위는 사진작가 및 사진사, 3위는 작가 및 관련 전문가가 차지했다. 지휘자, 작곡가 및 연주가(4위), 애니메이터 및 만화가(5위), 무용가 및 안무가(6위), 가수 및 성악가(7위)가 뒤를 이었다. 전문가는 AI의 도래로 단순 반복 작업을 중심으로 대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며 창의성과 감성은 AI로 인해 대체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였다. OpenAI가 chatGPT 초기 베타를 출시하기 6년 전이다.

2023년 11월 Chat GPT는 GPT builder를 이용해서 유저가 커스터 마이징할 수 있는 맞춤형 챗봇 GPTs를 발표했습니다. GPT Store는 2024년 11월 말에 나올 거라고 합니다. chat GPT 안에 Builder 이용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겠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GPT Store가 나오면 Chat GPT 안에서 외부 수많은 서비스가 자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테니 이제 마이크로소프트 버전 슈퍼앱 출현을 보게 될 것 같습니다. 23년 11월 발표의 영향은 내년 CES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특이점은 ****생성형 AI를 탑재한 기기나 로봇의 출현부터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삼성의 Ballie나 LG의 AI 에이전트 로봇도 아직 LLM의 발전보다는 기존에 있었던 컴퓨터 비전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Chat GPT출시 1년 만이니 내년 CES 2024를 기대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c)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그러나 AI는 전문가들의 예측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인간을 대체하기 시작헀다. AI는 스스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심지어는 영상까지 직접 만들어내었다. 인간성의 보루로 여겨진 ‘창의성’에 대한 도전이었다. 중소 콘텐츠 제작사를 시작으로 일러스트레이터 등 인력을 AI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었다. CES 2024는 그 중심에 서 있었다.

CES에서도 주목받는 AI, 크리에이터와의 관계를 고민하다

작년 CES 2023 당시 생성형 AI는 아직 논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초기 베타가 발표된 후 6주가 채 지나지 않았다 보니 ChatGPT 3 등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이번 CES 2024에서는 확실한 AI의 대세를 체감할 수 있었다. 생성형 AI 기술 및 제품 경쟁이 가속화되며 AI가 CES 2024의 최고 화두로 꼽혔다. 최초로 AI가 혁신상 부문에 추가되고, 한국의 서비스가 혁신상의 절반 이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 기업들의 약진 역시 눈에 띄었다.

생성형 AI 기술은 기존 인공지능의 한계를 넘어서 편의성, 생산성, 범용성을 모두 갖추었다. 향후 AI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이다. ‘단순 노동’ 영역에서 나아가 ‘창조’ 영역까지 이른 생성형 AI가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전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에서 살펴보았듯 예술가와 크리에이터에게는 어떨까. 더 프론티어가 CES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텐츠 AI 서비스들을 살펴보며 그 미래를 살펴보았다.

나와 똑 닮은 아바타로 숏폼 제작, D-iD

D-iD는 자신과 닮은 아바타를 제작하고, 아바타로 말하는 숏폼을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다. 말하는 인공지능 아바타에 해당한다. 미리 만들어져 있는 아바타를 골라 영상을 제작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올려 아바타를 생성하여 활용할 수도 있다. 숏폼 동영상 제작 시에도 자신이 직접 녹음하거나 자막을 입히는 방법뿐만 아니라 생성형 AI 기술과 연계하여 AI가 자동으로 텍스트를 생성하게끔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아바타는 마케팅, 고객 경험, 기업 교육, AI 비서 등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에서 사용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개인 SNS에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콘텐츠를 알릴 수 있는 것이다. 작년의 미국작가조합의 파업처럼, 급격히 발전하는 AI에 대한 인식은 대개 “AI는 창작자의 적”이라는 관점에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D-iD와 같은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옵션에 따라 영상으로 제작하는 데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오노마AI, 상상 속 이야기를 구체화하다

오노마AI는 출시 예정인 웹툰 제작 엔진 ‘투툰’ 서비스로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했다. 투툰은 소재를 입력하면 시나리오 전개를 제안하고, 그림체를 학습해서 간단한 드로잉을 정교화해 줄 수 있는 서비스이다. 아이디어는 있으나 그림 실력이 부족했던 잠재적 작가들이 초기에 작품의 구성을 구체화할 수 있는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구체적인 캐릭터나 스토리가 없더라도 투툰의 도움으로 캐릭터를 구매하고 스토리보드를 제작할 수도 있어 다양하게 작품을 만들어줄 수 있다. 통상적으로 하나의 이미지를 생성하는 다른 서비스와 달리 창작자들이 일관된 캐릭터로 전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이디어가 있어도 기본적인 시나리오나 그림으로 구체화하지 못하던 크리에이터들에게는 AI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나만의 맞춤 보조 작가, CREAM

CREAM(크림)은 웹툰 맞춤형 보조작가 AI 서비스 AiD(에이드)를 출시하여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했다. AiD는 전문 작가를 대상으로 채색, 그림자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주는 서비스다. 웹툰 시장은 강도 높은 노동 집약적인 산업으로 웹툰 작가 1인이 채색, 그림자를 만들기 위한 어시스턴 작가를 많게는 10명도 고용하는데,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이러한 구조를 바꾸고자 하는 것이다.

AiD는 학습된 캐릭터를 바탕으로 지시를 내리면 스케치와 채색본을 생성해준다. 기존의 보조작가처럼 드로잉이 완료된 원고를 단시간에 채색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스토리텔링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더욱 효율적인 웹툰 창작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 CREAM의 포부이다.

AI에 대체되는가, AI에 올라타는가

AI의 미래는 곧 인간의 미래와 잇닿아 있다. 인간이 일을 할 필요가 없어지면, 혹은 아주 소수의 인간만 일하게 되면 인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금번 CES 2024에서 선보인 콘텐츠 AI 서비스에서는 이러한 질문에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한 기존의 문턱을 AI 기술을 통해 줄일 수 있다면, 인간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독창성일 것이다.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시대, CES 2024에서 선보인 여러 서비스는 대개 크리에이터의 부담을 줄여주는 쪽으로 설계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6년 전 예측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독창성(ingenuity)일 것이다. 독창성은 분야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AI를 무기 삼아 자신의 독창성에 보편성을 더할 수 있다면, 선보여지는 AI 기술들은 자신을 대체하는 ‘증기기관’이 아닌, 자신의 독창성을 실현시켜 줄 동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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