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서두르지 마세요. B2B, B2C 비즈니스를 사서 3년 운영하면서 스케일업 하세요. 스타트업은 3년 안에 90%가 망하지만, 좋은 비즈니스를 사서 3년 운영하면 매출이나 수익이 평균 2.5배 성장합니다. 창업은 나중에 언제든지 준비되어 있을 때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김태진 비즈벤 대표)
미국에서 사업을 해야 한다고, 꼭 한국 기업의 현지 지사를 세우거나 현지에서 창업할 필요는 없다. 현지 기업을 인수합병(M&A)한 뒤에 이미 진행 중인 비즈니스를 더 키우는 방법도 존재한다.
경제 규모가 크고 M&A가 활발한 미국에는 인수자(바이어)와 매각자(셀러;기업 대표)를 연결하는 마켓플레이스가 다수 존재한다. 비즈벤(BizBen)은 그중에서도 북미 중소기업 M&A에 특화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다. 비즈니스 브로커와 M&A 어드바이저들이 사용하는 플랫폼이다. 김태진(조슈아 김) 대표부터 비즈벤 창업자가 아니라 2022년에 인수해서 운영하고 있다.

법무법인 미션과 함께 ‘미션 아메리카: M&A 전략과 성공 사례’ 세미나를 공동 개최한 김 대표는 직접 연사로 나와 기업 인수를 통한 시장 진출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에서 57개 이상의 비즈니스를 인수·매각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보다 기존 비즈니스를 한 뒤, 스케일업하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워런 버핏이 인수한 ‘씨즈 캔디’가 말해주는 것
김 대표에 따르면, 미국에는 현재 2세 경영자가 관심을 보이지 않아 매각을 원하는 50~70년 된 비즈니스가 상당히 많다.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비즈니스 인수 전략을 세워야 한다면서, 워런 버핏이 인수한 ‘씨즈 캔디(See’s candy)’를 언급했다.
“버핏이 1972년에 씨즈 캔디를 2,500만 달러(약 100억 원)에 인수하자 많은 사람들이 미쳤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991년에 모든 대출을 상환했고, 지금은 연 매출이 3억 달러(약 4396억 원)를 넘습니다. 버핏이 이 회사를 인수한 이유는 브랜드 로열티, 매년 25%씩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경쟁사가 쉽게 진입할 수 없는 경제적 해자 때문이었습니다.” (김태진 비즈벤 대표)
김 대표는 씨즈 캔디처럼 규모는 작아도 우수한 비즈니스가 미국에 많이 있으며, 이러한 기업들을 인수할 기회가 한국 기업에게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 자신부터 비즈벤을 인수하면서 M&A 커뮤니티에 진입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비즈바이셀’에 이어 플랫폼 시장 2위(캘리포니아주 기준)인 비즈벤은 현재 약 3,800개의 매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약 820개의 NDccA(비공개 계약)가 오가고 있다. 방문자의 약 75%는 바이어이며, 플랫폼 사용자 기준 75%는 비즈니스 브로커나 어드바이저, 25-28%는 직접 비즈니스를 올리는 오너라고 설명했다. 실제 인수가 완전히 마무리되는 딜은 45% 수준이다.

그는 비즈벤을 운영하면서 깨우친 점으로, 지역, 업종, 그리고 오너의 역할이 비즈니스 인수 과정에서 중요하다고 짚었다. 특히 오너가 일하지 않고도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가 가장 인기있다. 중소기업 M&A가 활발한 미국인 만큼 업종은 약 320가지로 세분화되어 있으며, 구매 가격과 연간 기대 수익에 따라 검색 결과가 달라진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업종으로 HVAC(Heating, Ventilation, Air Conditioning) 컴퍼니가 있습니다. 겨울에는 난방이, 여름에는 냉방이 필요한데, 이 업종은 부품이 규격화되어 있어서 하나를 사면 나머지 2-3개를 쉽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새 사모펀드가 눈독 들이는 넘버 원 타겟이 HVAC입니다.” (김태진 비즈벤 대표)
“미국 기업 M&A? 난관은 많지만, 모두 극복 가능”
아무리 작더라도 인수에는 적잖은 자본이 필요하다. 하지만 김 대표는 ‘SBA 7(a) 론’으로 자본이란 제약을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SBA 7(a)론은 일정 요건을 갖춘 소규모 비즈니스에 미국 중소기업청(SBA;Small Business Administration)이 대출 보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정부가 전체 금액의 75%까지 보증해 줍니다. 바이어와 셀러가 각각 10%씩 부담하면, 은행 대출로 80%를 충당할 수 있죠. 대출 보증 비율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은행들도 좋아합니다. 오너가 3년 정도 계속 일해야 한다는 조건도 있고요. 그래서 미국에서 열리는 M&A 관련 전시회에 가면, 스폰서의 7~80%가 은행이에요.” (김태진 비즈벤 대표)
언어 장벽보다는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진실한 소통과 약속 이행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비자도 E-2, EB-5 등 다양한 옵션이 여전히 작동하기 때문에, 의지가 있으면 해결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드시 미국에 상주할 필요 없이 현지 매니지먼트 팀에 위임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수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선 ‘드림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브로커뿐만 아니라 보험, 회계, 벨류에이션, 실사, IT, 금융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팀을 만들어야 투자 실패 확률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 대표는 “최종 결정은 본인의 몫이지만, 전문가의 조언을 무시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비즈니스 인수 후에는 급격한 변화보다는 6개월 정도 기존 시스템을 유지해야 하며, 직원들의 고용 안정성 보장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제가 비즈벤을 인수한 뒤에 운영하면서 했던 실수 중 하나는 너무 급하게 프론트엔드를 바꿔버린 겁니다. 만약 다시 한다면, 6개월은 건들지 않고 그대로 두겠습니다. 기업 인수 시 직원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새로운 CEO보다 일자리입니다. 10~20년 일한 분들은 고용만 유지해도 감사해합니다.” (김태진 비즈벤 대표)
김 대표는 “미국 기업 인수 전략은 모든 회사나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지만, 준비되어 있고 열정이 있는 소수에게는 성장을 가속할 기회”라며 “미국에 있는 좋은 비즈니스를 사서 위대한 비즈니스로 만들어달라(Buy Good, Build Great)”고 당부하며 세션을 마무리했다.
더프론티어 편집팀장. 기획자, 편집자, 기자로 일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