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의 바다와 축제, 그리고 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가 한 병의 와인에 담겼다. RM 와이너리의 대표작 ‘가시나(GAHSS’NA)’는 부산의 당당한 에너지와 워싱턴주 프리미엄 포도를 결합한 스파클링 로제와인이다. 부산에서 만난 연인에 대한 한 남자의 10년간의 사랑과 열정을 담아, 그녀의 이름으로 빚어낸 스파클링 로제 와인이다.
특히 RM 와이너리는 미국 현지 생산 + 한국식 브랜딩이라는 ODM/OEM 모델을 도입해, 와인 업계의 높은 진입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창업자가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시하고 있다.
마이클 오들리 대표를 만나 미국 협력사와의 신뢰 구축, ODM/OEM 구조, 그리고 한인 F&B 기업을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란?
Q. RM 와이너리의 와인 생산과 브랜딩 방식이 기존과 어떻게 다른가요?
저희 모델의 핵심은 바로 ‘현지 생산과 한국적 감성의 결합’입니다. 미국 워싱턴주에서 프리미엄 포도를 수확하고, 그곳에서 와인을 만듭니다. 하지만 단순히 미국 와인을 수입하는 게 아니라, 부산에서 기획한 브랜드와 서울의 트렌디한 맛, 한국적인 스토리와 디자인을 현지 생산에 입힙니다.
미국 와인 생산자들이 부산에 와서 저희와 함께 한국의 감성과 레시피를 연구하고, 서울에서 영감을 받은 맛과 향, 그리고 한글 라벨과 부산의 공식 패턴까지 더해 완전히 새로운 와인을 만들어내는 거죠. 이렇게 탄생한 와인은 미국에서 생산되지만, ‘한국 브랜드’로서 미국, 아시아, 유럽 등 전 세계로 수출됩니다.

Q. ‘한국 브랜드’라는 정체성은 장점일까요?
차별화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가시나’ 병에 새긴 부산 공식 패턴, 한글 라벨, 사랑 이야기가 미국 소비자에게는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이죠. 게다가 한국 음식과 페어링이 잘 되니 레스토랑 바이어들이 좋아합니다.
ODM/OEM 모델로 ‘누구나 와인 만들 수 있는 구조’로 혁신하다
Q. ODM/OEM 모델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구조를 설명해 주세요.
간단히 말해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은 ‘설계는 브랜드가, 생산은 공장이’ 하는 방식이고,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er)은 ‘설계부터 생산까지 공장에서’ 담당하는 방식입니다. RM 와이너리는 두 방식을 혼합했어요.
- 한국·해외 파트너가 브랜드 콘셉트와 스토리를 기획
- 워싱턴주 와인메이커·우리 공장에서 레시피·디자인까지 공동 개발(ODM)
- 완제품을 공장에서 생산 후, 파트너 명의로 글로벌 유통(OEM)
브랜드는 콘텐츠·마케팅에 집중하고, 우리는 생산·품질·인증을 책임지는 3단계 구조입니다.
Q. 이 모델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인가요?
‘초기 CAPEX(자본지출)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디자이너나 셰프처럼 와인업과 무관한 사람도 소량 최소 팔레트 (Pallet)(물류단위에서 가장 작은 단위) 로 브랜드를 테스트할 수 있죠. 로열티는 판매 병수에 따라 배분하니, 리스크도 낮습니다.
Q. 최근 부산의 한 대학과 협력 프로젝트를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최근 동명대학교와 함께 ‘K-글로벌 브랜드 메이커스’라는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외국인 유학생을 포함한 동명대 학생들이 직접 브랜드를 기획하고, 전문가의 강의와 멘토링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현실화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총 10명의 학생이 2인 1팀으로 참여해, 저희 기업 대표 특강을 시작으로 브랜드 기획 전문가 강의, 그리고 현직 실무자들의 밀착 멘토링을 받게 됩니다.
Q. 왜 대학과 협력 프로젝트를 시작했나요?
부산의 동명대 학생들이 직접 팀을 꾸려 브랜드를 만들고, 우리가 대신 제품을 생산해 줍니다. 창업이 목적이 아니라, 실전형 포트폴리오를 주고 싶었어요. ‘내가 기획·영업·마케팅까지 해봤다’라는 경험은 취업에서도 통합니다.
사실 한국 학생들은 취업 박람회에서 상담해보면 ‘기업에서 어떤 역량을 필요로 하나요?’라고 자주 묻는데, 저는 그게 잘못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원하는 역량을 맞추려고 하기보다,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직접 실행해본 경험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실전에서 부딪혀보고,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진짜 경쟁력이죠.
미국 시장 진출을 고민하는 한인 F&B CEO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Q. 미국 시장에서 한인 F&B CEO들이 진입 장벽을 느낄 부분은 무엇일까요?
미국은 기회가 많지만 규제도 복잡합니다. 주류 유통 라이선스, 각 주별 알코올 세법, FDA 라벨 심사가 모두 다르죠. 그래서 ‘현지 생산’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미국 내에서 모든 인증을 끝내니 가격 경쟁력과 물류 효율성이 확실히 올라갔어요.
Q. 바이어 신뢰를 얻기 위한 첫걸음은?
직접 다가가는 겁니다. 이메일·전화로 미리 논의를 마치고 현장에서 만나죠. ‘사진만 찍으러 온 MOU’가 아니라, 이미 계약 초안을 공유해 둔 상태에서 악수합니다. 이런 준비가 ‘한국에도 이런 파트너가 있네?’라는 신뢰를 만듭니다.
Q. 바이어들과 실질적 파트너십을 맺기 위한 키워드는?
Quality(품질), Story(스토리), Trust(신뢰). 셋 중 하나라도 빠지면 계약서에 사인 안 합니다. 특히 미국 바이어는 ‘지속 공급 가능성’을 중시해요. 그래서 우리는 연 500만 병까지 생산 가능한 설비 증빙을 항상 들고 다닙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요.
‘사업의 본질은 결국 사람과 행복’이라고 믿어요. 어머니의 취미에서 시작한 와인이 글로벌 브랜드가 된 것처럼, 진심과 스토리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습니다. 한국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장점으로 삼아 과감히 부딪쳐 보세요.
현재 연세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대학생의 시각으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이야기를 생생하게, 법률 정보는 유익하고 쉽게 전달하겠습니다.
"As a student at Yonsei University studying Political Science and International Relations, I offer a fresh, relatable perspective on Silicon Valley startups. My goal is to make legal information beneficial and easy to underst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