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뷰티 기업 로레알 그룹(이하 로레알)이 자사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과 기술 협업 사례를 공개했다.
지난 6월 26일 강남 코엑스에서 개최된 ‘넥스트라이즈 2025’의 발표자로 나선 로레알 디지털 마케팅(CDMO) 부문 글로벌 디렉터 아도니스 부지드가 AI 기반 서비스부터 하드웨어 협업, 글로벌 파트너십까지 로레알의 기술 혁신 전략을 공유했다. 로레알 코리아의 김지은 디지털 이노베이션 디렉터도 무대에 올라 한국 스타트업 발굴 사례를 소개했다.

고객 여정의 각 단계에 AI 적용, 로레알의 AI 기반 서비스
아도니스 디렉터는 인지, 고려, 구매, 충성도 등 고객 여정의 각 단계에서 개인화된 뷰티 경험을 제공하고자 생성형 AI(Generative AI)와 에이전틱 AI(Agentic AI)를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 단계에서의 AI 적용 사례로 로레알 파리의 ‘뷰티 지니어스(Beauty Genius)’가 언급됐다. 선택지 과잉 문제 해결을 위해 고안된 AI 기반 뷰티 어시스턴트 ‘뷰티 지니어스’는 사용자의 니즈에 따른 맞춤형 제품을 추천한다. 메타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왓츠앱(WhatsApp)에서 1:1 뷰티 상담을 제공하며 아마존, 월마트, 타겟 등 주요 유통 채널과 직접 연계해 전환율을 높였다. 해당 서비스는 출시 직후 40만 건 이상의 사용자 대화를 생성했다.
구매 단계에서는 AI 기반 뷰티 마켓플레이스 ‘노리(Noli)’가 소비자 맞춤 제품 추천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 플랫폼은 로레알이 축적한 제품 및 성분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 320만 가지 조합의 개인 뷰티 프로필을 구축해 개인별 최적의 제품을 제안한다.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로레알닷컴과 연동해 추천 및 배송 통합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이 추천 시스템은 액센츄어(Accenture)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 기반 AI 엔터프라이즈 플랫폼을 통해 구축되었다고 밝혔다.
AI 이미지 생성, 뷰티 분야 윤리 원칙 밝혀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 ‘크리에이테크(CreAITech)’도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뷰티 콘텐츠 제작에 특화돼 있으며, 재료, 질감, 배경, 제품 등 다양한 이미지와 영상을 생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크리에이테크는 구글 이마젠 3 (Imagen 3), 어도비 파이어플라이(Adobe Firefly) 등 다양한 생성형 AI 모델을 통합했다. 또한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 플랫폼을 활용해 뷰티 콘텐츠 분야의 AI 도입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아도니스 디렉터는 AI 생성 콘텐츠와 관련해 실사형 얼굴, 피부, 신체 표현을 영리 목적의 대외 커뮤니케이션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로레알의 윤리 원칙도 함께 밝혔다.

진단 디바이스, 지속가능 기술 혁신: 스타트업 협업 사례
로레알은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하며 바이오테크, 뇌과학, 첨단기술, 롱제비티 등 분야의 기술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진단 디바이스부터 지속가능 기술까지 다양한 스타트업과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레알은 미토콘드리아 표적 성분 ‘미토퓨어(Mitopure)’를 개발한 스위스 바이오테크 기업 ‘타임라인(Timeline)’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미토퓨어는 세포 내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하는 바이오 성분으로, 로레알은 이를 피부 건강 및 노화 관리 제품 포트폴리오에 접목한다.
한국의 바이오테크 기업 ‘나노엔텍’과는 피부의 생물학적 나이를 5분 이내에 측정할 수 있는 진단기기 ‘셀 바이오프린트(Cell BioPrint)’를 개발했다. 랩온어칩(lab-on-a-chip)과 마이크로플루이딕스 기술을 활용하며, 장수 과학 기반의 맞춤형 솔루션 제시에 활용될 전망이다.
스위스의 환경 기업 ‘기요자(Gjosa)’와는 미용실 전용 절수형 샤워기 ‘웨터 세이버(Water Saver)’를 공동 개발했다. 물의 분사 방식을 최적화하는 미용실 전용 샤워기로, 로레알은 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누적 5억 3천만 리터의 물 사용량을 절감했다.

로레알 ‘빅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글로벌 확장성이 중요
한국에서도 다양한 스타트업과 협력하고 있다. 로레알은 2023년부터 ‘빅뱅(Big Bang)’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했다. 2024년에는 스마트폰 기반 수면 패턴 추적 기술을 개발한 ‘에이슬립’이 우승 기업으로 선정되어 현재 글로벌 스케일 확장을 앞두고 있다.
로레알은 최근 ‘지속가능성 혁신 액셀러레이터’를 출범해 참가기업을 모집 중이다. 저탄소 및 기후 스마트 솔루션, 수자원 회복탄력성 솔루션, 자연 기반 솔루션, 대체 원료 및 소재, 화석연료 기반 플라스틱 및 플라스틱 폐기물 제거, 순환성 및 자원 관리,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비즈니스 모델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하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다.
연사로 나선 김지은 디렉터는 로레알의 오픈 이노베이션 철학으로 확장성을 강조했다.
“단순히 로레알이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만은 아니에요. ‘글로벌화된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은 어느 나라에 있든 동일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국적이냐’보다는 ‘이 서비스가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김지은 로레알 코리아 디지털 이노베이션 디렉터)
더프론티어 인턴 기자 이유진입니다. 사회 혁신을 이끄는 기업에 관한 글을 씁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비전을 깊이 있는 기사로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