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세기가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시대”
“K-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는 흐름 속에서 LA, 서울, 파리를 잇는 가상 콘텐츠 글로벌 허브 만들겠다”
한국 문화 콘텐츠의 글로벌 위상은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성수동에서 열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디지털 아바타 플레이브(PLAYVE) 팝업스토어에는 동남아·중국·대만·일본 등 외국인 방문객이 국내 팬 못지않게 많았으며, 해외 팬들도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방문했다고 전했다.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다시 한 번 증명된 현장이었다.
이처럼, ‘LAPS Inc.’는 K-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는 흐름 속에서 LA, 서울, 파리를 잇는 가상 콘텐츠의 글로벌 허브를 지향하는 기업이다. 2024년 출범한 LAPS는 AI, 모션 캡처, 3D 그래픽을 접목한 디지털 더블과 버추얼 캐릭터를 앞세워 차세대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선도하려고 한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에서 Z세대 콘텐츠 전략을 이끌었던 블레이크 바렛 쿼리(Blake Barrett Kuhre) 대표를 비롯해, CJ ENM 출신 김도이 COO, 가상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를 제작했던 샬롯 오뱅(Charlotte Aubin) CFO 등 글로벌 리더십 팀이 각 도시의 문화 감수성과 기술력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다.
LAPS를 이끌고 있는 블레이크 CEO를 화상 미팅으로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로벌 허브를 향한 첫걸음, LA에서 시작된 LAPS
Q.현재 LA에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네, 저는 약 17년 전에 LA로 이사 왔습니다. 당시 일하고 있던 월트 디즈니에서 LA로 보내주었죠. 세계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지에 가게 되었으니,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LA는 날씨가 연중 내내 비슷해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텍사스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제 경력의 대부분은 LA에서 쌓았다고 할 수 있죠.
LA는 물가가 비싸긴 하지만, 살기 좋은 곳입니다. 날씨가 정말 최고이고, 자연과 가까워서 하이킹이나 스키를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의 비행도 짧아서 편리하죠.
Q. LAPS는 LA, 파리, 서울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이 세 도시를 주요 허브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며, 각 지역의 시장 잠재력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LA는 세계 엔터테인먼트 중심지로, 미국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파리는 세계 패션의 수도이자, 유럽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입니다. 또한, 파리 팀은 가상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Lil Miquela)를 창조한 경험이 있어 디지털 더블과 가상 캐릭터 제작에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20세기가 할리우드와 미국 엔터테인먼트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K-팝, 한국 드라마, 영화 등은 이미 글로벌 현상이 되었고, 넷플릭스 같은 미국 기업도 한국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있습니다. 김두이 COO는 CJ ENM 출신으로,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수상했을 때 팀과 함께 무대에 올랐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경험과 각 도시의 강점을 결합해 북미, 유럽,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Q. LAPS를 합작 투자로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24년,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Web3 서밋 컨세서스에서 두 사람을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네트워킹과 아이디어를 교환하면서 LAPS 설립이 구체화되었습니다.

Q. 디지털 아바타, 피지털 콘서트 등 개발하는 분야가 다양하시던데, 주로 어떤 분야에 집중하고 계신가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기존의 유명인, 인플루언서, 운동선수 등을 디지털로 복제하는 ‘디지털 더블’, 다른 하나는 완전히 새롭게 창조하는 ‘디지털 아바타’입니다.
특히 디지털 아바타는 흥미로운 분야입니다. ‘릴 미켈라(Lil Miquela)’ 같은 가상 인플루언서는 이미 큰 성공을 거두었죠. 저희 팀원이 전 회사에서 릴 미켈라를 만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가상 인플루언서는 실제 인플루언서와 달리 피로, 스케줄 문제, 논란 등에서 자유롭고, 브랜드가 원하는 방식으로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국가의 장벽을 넘어, K-콘텐츠와 Web3의 접점을 찾다
Q. 한국 시장과 글로벌 시장의 규제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국과 LA의 Web3 생태계는 서로 다른 환경과 규제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Web3와 가상 정체성에 대해 유연한 환경은 아닙니다. 이는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을 도입하는 과정에 일정한 제약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LA는 Web3 생태계에서 혁신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와 기술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프로젝트를 실현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합니다. 규제 측면에서 비교적 유연하며, 스타트업과 벤처 캐피털의 지원을 통해 Web3 기술과 관련된 실험과 혁신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두 지역의 강점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이미 음악,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형태로 전 세계에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저희가 한국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죠. 저희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성공 사례를 본받아, 글로벌 붐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현재 한국과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등 다양한 한국 파트너들과의 활발히 협업을 논의 중입니다. 한국은 저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Q. AI와 모션 캡처 기술을 결합한 점이 인상적인데요. 한국 아바타 기업과 비교했을 때, LAPS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LAPS의 강점은 단순한 기술력에만 있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특정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문화적 뉘앙스’를 이해하고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는 아시아 태평양(APAC), 북미, 유럽 및 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을 아우르는 저희 글로벌 핵심 팀의 협업을 통해 가능한 일입니다.
각 지역별 문화와 감성에 맞춘 콘텐츠를 제작하고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저희가 다른 가상 아바타 기업들과 차별화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Q. 샬롯 오뱅 CFO가 이끄는 프랑스 파리 팀과 함께 개발 중인 프로젝트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네, 현재는 DOOH(Digital Out of Home; 디지털 옥외 광고) 경험에 중점을 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콘텐츠를 융합해 대중과의 새로운 형태의 상호작용을 창출하려는 시도입니다. 파리 팀과의 협업을 통해 보다 혁신적인 콘텐츠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LAPS의 장기적인 비전은 무엇인가요?
저희의 목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상 아바타와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5년 안에 기술이 더욱 발전해 사용자들이 직접 가상 캐릭터를 생성하고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이를 반영한 제품을 개발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현재 연세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대학생의 시각으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이야기를 생생하게, 법률 정보는 유익하고 쉽게 전달하겠습니다.
"As a student at Yonsei University studying Political Science and International Relations, I offer a fresh, relatable perspective on Silicon Valley startups. My goal is to make legal information beneficial and easy to underst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