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나우, 반려견은 비(鼻)문 인식

‘펫팸족(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 ‘딩팻족(아이 대신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족)’, ‘펫시터(주인 부재 시 반려동물을 돌보는 직업)’ … 반려동물의 사회적 지위가 올라감에 따라 생긴 신조어들이다. 이른바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이라고 불리는 이 변화는 반려동물의 사회적 인식을 ‘휴먼그레이드’시켜 반려동물을 인간과 동등한 위치에서 바라보려 한다. 이러한 인식 변화와 함께 ㈜ 펫나우(이하 ‘주식회사’ 생략)는 창조적인 ‘펫테크’로 반려동물의 복지에 기여하고자 하는 기업이다. 더 프론티어가 CES 2023에서 펫나우 정진욱 팀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별도 장치 no, 비문으로 간편하게

동물등록제는 반려동물을 사고, 유실 및 유기로부터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반려견의 동물등록을 의무화하는 제도이다. 동물등록 방법에는 크게 동물의 신체에 외장형 식별장치를 부착하는 방법과 내장형 무선식별장치를 반려동물의 신체 내에 삽입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외장형의 경우에는 분실의 위험이 있고, 내장형의 경우에는 전자 장치를 동물의 몸 안에 삽입한다는 것이 익숙지 않은 반려인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킨다는 문제가 있다. 펫나우의 정 팀장은 “마이크로 칩으로 반려동물을 인식하는 방법은 동물들의 고통이 수반되고 또 비용 문제와 번거로움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꺼린다.”라며 기존 방식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정 대표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내장형 장치로 동물 등록을 하는 반려인의 비율이 20%가 채 되지 않는다.

펫나우는 동물등록의 어려움을 타개할 해결책을 생체 인식 기술에서 찾았다. 사람의 지문과 같이 동물의 신체 중에도 변하지 않는 부분을 찾다가 반려견의 코, 비문에서 해답을 얻은 것이다. 강아지는 코에 비문이라는 고유한 주름을 가지는데, 지문처럼 모든 강아지가 다른 형태의 비문을 가지고 있으며, 나이가 들어도 비문의 형태는 변하지 않는다. 펫나우는 펫나우가 개발한 앱을 통해 반려견의 비문을 사진으로 찍으면 반려견의 정보가 등록되도록 하고 있다.

활발한 움직임의 반려견, 고화질 비문 추출의 비결

정 팀장은 “비문을 찍으려 하다 보니 (반려견이) 너무 많이 움직여서 촬영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며, 펫나우만의 기술로 선명한 비문을 취득해내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한다. 펫나우의 앱이 AI로 반려견의 코를 인식해서 비문을 촬영하면 시스템상에서 선명도 처리를 하여 자동초점 제어를 통해 강아지 인식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이렇게 추출된 선명한 지문 데이터는 유실 및 유기견의 반려인을 빠르게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강아지는 코로, 고양이는 얼굴로

최근 펫나우는 반려견의 생체정보 인식 기술에서 확장하여 반려묘의 생체정보를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스스로 그루밍을 통해 얼굴윤곽을 유지하는 고양이의 습성에서 착안하여 얼굴인식을 통한 고양이의 동물등록 실마리를 제공한 것이다. 정 팀장은 “눈과 코, 입 모양, 위치 등의 특징점을 적절히 추출하는 방식으로 (반려묘의) 신원 확인을 하고 있다.”라며 얼굴인식 기술의 작동방식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반려견과 달리 반려묘는 별도의 동물등록제도가 없다. 제도의 부재로 반려묘 유실 및 유기 시 뾰족한 해결방안이 없었던 만큼 펫나우의 기술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성장을 거듭하는 펫테크와 펫나우

펫나우는 작년 CES 2022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정 팀장은 인터뷰 내내 국내외 여러 회사와 협업하고자 하는 의사를 내비쳤다. 정 팀장은 “동물등록제에서 명시하는 등록 방법에 ‘생체인식’을 추가할 수 있도록 여러 부서들과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법제도 개선에도 역시 힘쓰고 있음을 밝혔다. 펫나우은 한국에서 생체인식을 통한 동물등록 사례들을 만든 후에 외국에서도 동일한 방법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국내외로 소통할 계획이다. 현재 펫나우의 서비스는 애플리케이션의 형태로 한국과 미국에서 사용 가능하다.

IR 계획에 대해서 정 팀장는 “올해 하반기에 미국에서 시리즈-A 라운드를 진행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플립(Flip)을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펫나우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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