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은 홍차에 마들렌을 적셔 먹으면서 그 향을 통해 과거를 회상한다. 이처럼 향기에 의해 기억이 떠오르는 현상을 ‘프루스트 현상’이라고 한다. ㈜ 센트프로(이하 ‘주식회사’ 생략)는 다양한 향을 개발하여 이같은 ‘프루스트 현상’을 긍정적으로 활용하려는 기업이다. ‘향기, 바로 세우다.’라는 회사의 슬로건에서도 센트프로의 향기에 대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CES 2023에서 만난 여러 기업 중 유독 향기로웠던 센트프로 부스에서 조미내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상황에 따라 맞춤형 향을 발산하는 디퓨저, 스탠디
향은 기억을 담는다. 어떤 장소에서 맡았던 향을 다시 느꼈을 때 그때의 기분이 되살아났던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향기와 기억의 연관성은 여러 뇌과학 연구를 통해서도 입증되었다. 이와 같은 향기의 특성을 이용해 향기 마케팅을 진행하는 기업들도 있다. 시그니처 향을 담은 디퓨저를 판매하는 교보문고가 대표적이다. 센트프로는 이처럼 강력한 향기의 힘에 주목했다. 향기를 통해 일상 속 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얻어 IoT 디퓨저 ‘스탠디’를 개발했다. 센트프로의 조미내 대표는 센트프로의 목표가 “향에 대한 정보가 없는 누구라도 집중이나 숙면을 돕는 향을 쉽고 편하게 쓸 수 있는 IoT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스탠디’는 사용자가 원하는 모드에 따라 다른 향을 내뿜는 디퓨저로 상황에 맞는 향을 자동으로 조합하여 공중에 분사한다.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모드에는 운동, 공부, 휴식 등이 있다. 센트프로의 IoT 디퓨저는 앱을 통해 손쉽게 조작이 가능하다. 앱으로 버튼 하나만 누르면 즉각적으로 발산되는 향이 변화한다고 조 대표는 부연 설명했다.
‘스탠디’만의 특성은 디자인에도 있었다. ‘스탠디’는 인테리어를 위한 조명기구만큼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관련하여 조 대표는 “기존에 있던 IoT 디퓨저들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지 못했던 이유는 좁은 향기 발산 면적과 여성 주요 고객층을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스탠디’는 예쁜 디자인과 쉬운 작동 기제로 기존 IoT 디퓨저들의 패착 요인을 보완하여 기능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잡았다.
조향 전문 스타트업, 장점을 살리다
센트프로는 조향 전문 스타트업에서 출발하여 점차 기술을 접목시켜 나가며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센트프로는 디퓨저, 섬유향수, IoT 디퓨저 생산을 통해 향기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한다. 기존에 존재하는 향으로 센트프로와 거래하는 업체가 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센트프로가 자체적으로 향을 개발하기도 한다. 현재 센트프로는 ‘렘버’라는 브랜드를 출시하여 센트프로에서 직접 조향한 향을 담은 향수, 핸드크림, 디퓨저를 판매하고 있다. 조미내 대표는 “저희가 직접 5가지 향들을 개발을 했고, 사용자와 모드에 따라서 최대 45가지 향을 조향할 수 있는 알고리즘까지 개발했다.”라며 센트프로의 조향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파트너십을 통한 향후 성장 계획
센트프로는 국내에서 주로 B2C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 중심의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 센트프로는 국내를 넘어 해외 바이어와의 연결점을 만들기 위해 이번 CES에 참가했다. 센트프로의 제품이 해외 경쟁력이 충분한 만큼 각국의 B2B 바이어들과의 접촉이 기대된다. 조 대표는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은 향기에 대한 접근이 다르기 때문에 저희 아이템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스케일업(scale up)을 도와줄 수 있는 벤처투자자들을 찾고 있다.”라고 답하며, VC와의 연결도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센트프로의 ‘스탠디’는 현재 시판을 목전에 두고 있다. 북미 진출을 위한 인증 준비가 끝나는 3월쯤에는 시장에서 센트프로의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센트프로는 2021년에 국내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올해에도 성공적인 북미 진출을 위한 투자를 기대 중이다.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어서 향기는 굉장히 중요한 것”, 향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는 조미내 대표의 말이다. 조 대표는 조향 일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센트프로를 끊임없이 성장시켜 왔다. 향기를 통해 오래 지속되는 기억처럼, 센트프로도 향기 마케팅의 역사에 오래 남은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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