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즈엠, 이제 변기도 인공지능(AI) 시대

매일같이 마주하지만 그저 물에 흘려내려 보내기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변(便)이다. 변은 생각보다 많은 건강 정보를 담고 있지만, 사람들은 이를 유심히 확인하거나 분석하려 들지 않는다. 대개는 그저 더러운 것으로 치부해 외면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 사람들의 변(便)에 주목하여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개발한 자가 있다. 바로 주식회사 쉬즈엠(이하 ‘주식회사’ 생략) 김보성 대표다. 이번 CES 2023에서 쉬즈엠은 물을 내리기만 하면 자동으로 변을 분석해 건강 정보를 알려주는 ‘인공지능(AI) 스마트 토일렛’을 선보였다. “화장실 가게 되면 제일 먼저 하게 되는 것이 배변 활동인데, 배변 속에는 굉장히 많은 건강 정보가 있다.”라며 쉬즈엠의 김보성 대표는 더 프론티어와의 대화를 시작했다.

알고리즘을 통해 질환을 알아내다

김 대표는 취재팀에게 쉬즈엠의 변기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우선 변에 대한 기본적인 분석이 이루어집니다. 어떤 종류의 변을 보는지, 또 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는지 등의 여부를 기본적으로 파악한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그렇다면 해당 분석 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물어보는 더 프론티어의 질문에 김 대표는 “질병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변과의 비교 분석을 통해 고객(사용자)이 어떤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해당 변기를 이용하면 매일같이 사용하는 화장실이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으로 뒤바뀌게 되는 셈이다.

시각 장애인, 노약자에게 더욱 효과적일 것

나아가 김 대표는 쉬즈엠의 인공지능 스마트 토일렛이 시각 장애인과 노약자에게 가져다줄 이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자신의 변 상태를 음성으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색깔 등을 보기 힘든 시각장애인, 노약자분들, 특히 독거노인분들 같은 경우에 매우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라며 쉬즈엠의 제품이 사회적 취약계층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설명했다. 물론 일반 성인의 경우에도 본인의 변을 보고 건강 상태를 파악하기는 어려우므로 활용도는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변(便)을 분석하는 만큼, 스마트 비데에 설치된 카메라 등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분석할 때만 카메라가 오픈”된다며 사용자들의 불안함을 줄여줄 수 있도록 제품이 고안되었음을 강조했다. 또한 데이터의 보안 문제 역시 충분한 고려와 기술 개발을 통해 향후 상용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음을 밝혔다.

쉬즈엠, 규제에 부딪힐까

하지만 김 대표는 동시에 쉬즈엠과 같은 스타트업이 직면하는 규제 이슈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우리 제품에 ‘진단’이라는 표현을 쓸 수가 없다.”라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현행 의료법상 ‘진단’은 의료 행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비의료인이 특정 질병에 대해 진단을 내리는 것은 현행 의료법상 금지되어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해당 행위가 의료 행위인지 아닌지 많은 자문을 구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쉬즈엠은 이와 별개로 현재 쉬즈엠 제품을 통해 더욱 다양한 병증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 개발에 힘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변의 상태에 따라 안내 메시지의 음성이 달라지는 등 인터페이스 측면에도 많은 심혈을 기울이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에 왕이 변을 보고 나면 어의가 변의 상태를 확인하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쉬즈엠의 인공지능(AI) 스마트 토일렛으로 손쉽게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하는 김 대표와의 만남이었다.

쉬즈엠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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