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장수, 프리미엄… 미국 공략에 나선 식품 브랜드가 주목해야 할 트렌드 5가지

“식품을 이해해야 뷰티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뷰티를 이해해야 식품을 이해할 수 있죠.” (나미코 카지와라 시즌스 오브 라이프 대표)

미국은 인구 규모와 소비력을 앞세워 전 세계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시장인 만큼, 많은 브랜드가 진출하려는 ‘기회의 땅’이다. 하지만 도전장을 내민 모두가 성공적으로 안착하진 못 한다.

아시안 창업가를 위한 글로벌 브랜드 인큐베이터 ‘시즌스 오브 라이프(Seasons of Life)’를 운영하는 나미코 카지와라 대표는 미국 소비자 성향이 다양하기 때문에 브랜드가 타깃 고객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점에 주목했다. 그는 특히 식품 트렌드를 강조한다. 뷰티를 포함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관련 카테고리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스탠퍼드 컨슈머 액셀러레이터 심포지엄에서 강연하는 나미코 카지와라 대표
스탠퍼드 컨슈머 액셀러레이터 심포지엄에서 강연하는 나미코 카지와라 대표 (출처=더프론티어)

나미코 대표는 지난 4월 7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스탠퍼드 컨슈머 액셀러레이터 심포지엄에서 ‘떠오르는 아시아 식품 브랜드: 2025년에 기대해야 할 것’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에서 주목해야 할 5가지 식품 관련 트렌드를 분석했다.

‘일상화’와 ‘진짜’ 단백질원이 프로틴 식품의 핵심

가장 먼저 제시한 트렌드는 ‘프로틴 전성시대’이다. 미국은 운동과 근육을 중시하는 ‘머슬마니아’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간식, 음료, 제과 등 거의 모든 제품군에 단백질 함량이 높은 식품이 존재한다.

나미코 대표는 이 트렌드의 핵심이 ‘고단백 식품의 일상화’와 달걀, 고기 같은 ‘진짜 단백질원으로의 회귀’라고 밝혔다.

아이스크림을 많이 섭취하는 미국인의 식생활을 고려해 1회 제공량당 단백질 40g을 함유한 ‘내티(Natty)’의 아이스크림을 언급하며 ‘구들스(Goodles)’, ‘채드 앤 바니즈 스터디 소스(Chad&Barney’s Sturdy Sauce)’ 등을 함께 예시로 들었다.

“미국은 보충제 천국, 어디를 가도 수많은 보충제가 있어”

두 번째는 ‘대사 건강 웰니스’이다. 최근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지엘피 원(GLP-1)’ 다이어트약을 시작으로 ‘간편함’을 중심으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특히 GLP-1 소비자는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검진을 받아 구매할 수 있다. 이에 따라 GLP-1 이용자를 겨냥한 단백질 냉동식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일상적으로 간편하게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에이지원(AG1)’의 ‘그린 음료 보충제(Green Supplement)’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보충제 선택지가 넘쳐나는 미국에서 ‘그린 음료 보충제 하나만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라는 점으로 인기를 끌어 수요가 폭증했다. 나미코 대표에 따르면, AG1은 2024년 연 매출 6억 달러(약 9000억 원)를 달성하며 ‘간편함’을 찾는 미국 소비자의 니즈를 입증했다.

에이지원(AG1)을 설명하는 나미코 대표
에이지원(AG1)을 설명하는 나미코 대표 (출처=더프론티어)

젊고, 오래 살고자 하는 ‘롱제비티’ 커뮤니티

“‘장수’라는 개념은 아시아에서는 오래 전부터 익숙했지만, 미국에서는 매우 새롭습니다. 그들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와 달리 더 젊은 모습으로 오래 살기 위해 과학에 기반해, 극단적으로 접근합니다.” (나미코 카지와라 대표)

세 번째로 제시한 트렌드는 미국에서 신개념으로 급부상하며 뷰티, 웰니스, 식품 분야의 모든 브랜드에 영감을 주고 있는 ‘롱제비티(longevity, 장수)’이다. 기업가이자 ‘돈 다이(Don’t die)’ 프로젝트의 창시자인 브라이언 존슨이 뉴욕에서 ‘돈 다이 서밋’을 개최할 정도로 롱제비티를 추구하는 커뮤니티가 이미 충분히 형성되어 있다.

나미코 대표는 이 고객층을 겨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머리카락과 피부를 관리하기 위한 ‘아이리스토어(iRestore)’의 적외선 테라피, ‘익스텐션 헬스(Extension Health)의 진단 테스트 클리닉 서비스 등 다양한 브랜드를 소개했다.

프리미엄 포지셔닝 전략, 일상이 아닌 특별한 경험

“블랙핑크 리사와 ‘에리원(Erewhon)’이 협업해 만든 스무디의 가격이 얼마인지 아시나요? 한 컵에 18달러(약 2만 7000원)입니다. 매일 먹는 스무디가 아닙니다. 1년에 한 번 또는 6개월에 한 번 먹는 특별한 스무디입니다.” (나미코 카지와라 대표)

LA에 위치한 고급 식료품 체인 ‘에리원’의 흥행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음식을 일상적인 식사가 아니라 특별한 경험으로 즐기는 문화가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와 기타 글로벌 식품 브랜드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는 점에 주목하며 나미코 대표는 ‘프리미엄화’를 네 번째 트렌드로, ‘모던한 글로벌 브랜드’의 등장을 다섯 번째 트렌드로 설명했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아시아 식품 브랜드는 기존 아시안 소비자를 겨냥한 저렴한 제품보단 타 문화권 고객을 대상으로 ‘프리미엄화’를 꾀하고 있다.

니미코 대표는 최고의 경험을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뉴욕의 프리미엄 모던 한식 레스토랑 ‘아토믹스(Atomix)’, ‘꼬꼬닭(Cocodaq)’, ‘꽃(Cote)’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식품 브랜드의 궁극적 목표인 고급 식료품점 ‘홀 푸드 마켓(Whole foods market)’에 입점한 ‘마더 인 로우즈 김치(Mother in Law’s Kimchi)’도 눈에 띄는 사례다. 그 외에 모던 한국 식품 브랜드와 소매업자 ‘소보(SOBO)’, ‘리프라이즈(Reprise)’, ‘김씨마켓(KimC Market)’처럼 현지 식문화를 미국 라이프스타일과 수요에 맞추어 프리미엄 경험으로 재탄생시키는 브랜드 사례를 소개했다.

뉴욕에 위치한 꼬꼬닭(Cocodaq)은 치킨에 와인을 곁들이는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한다.
뉴욕에 위치한 꼬꼬닭(Cocodaq)은 치킨에 와인을 곁들이는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한다. (출처=The New York Times)

브랜드 성공의 황금률, 친숙함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나미코 대표는 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 적용해야 하는 황금률을 제시했다.

‘제품과 서비스를 설명하는 핵심 요소는 3가지를 넘겨선 안 되고, 미국인에게 낯선 요소는 1가지를 넘어서는 안 된다’라는 것이다. 나미코 대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카페 메뉴를 개발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우리(아시아인)에게는 지루해 보일지라도 ‘시도해도 안전하다’고 느끼는 친숙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소비자는 단순함을 좋아합니다. 미국인은 개방적이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어느 정도 보수적이기도 하죠. 그들은 매우 친숙하지 않은 것은 시도하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나미코 카지와라 대표)

 

더프론티어 인턴 기자 이유진입니다. 사회 혁신을 이끄는 기업에 관한 글을 씁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비전을 깊이 있는 기사로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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