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 정신을 잃지 않도록

창업자에게 특히 가혹한 겨울

지금까지 본 기획에서는 스타트업들이 현재 사업을 정리하고 청산하는 과정과 유의할 점들을 살폈다. 그러나 리포트를 통해서 알 수 있듯,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창업자가 경기 악화를 이유로 청산형 M&A나 회생ㆍ파산에 돌입할 때, 그 과정에서 감내해야 하는 상황은 기업과 창업자에게 특히 가혹한 경우가 많다.

앞서 언급하였듯 청산형 M&A는 대개 기업들에게 미래의 성장동력을 현재의 성장가능성으로 치환하는 거래에 가깝다. 특히 불황기에 이뤄지는 청산형 M&A에서는 시장에 가장 매력적인 영업부문이나 자산을 낮은 가격에 처분할 수밖에 없다. 생존에 성공하였더라도 이후 재기까지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리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투자자들 역시 이러한 점을 알고 있어 쉽게 동의하지 못하거나, 투자자와 창업자 사이의 갈등까지 벌어질 수 있다.

구조조정이나 청산형 M&A를 통해서도 기업이 재기할 수 없어 청산ㆍ파산으로 나아갈 경우, 투자계약상 창업자나 이해관계인의 연대보증이 있었다면 창업자 개인이 회사의 채무를 변제해야 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변제능력이 없다면 창업자의 개인회생ㆍ파산에까지 이르고, 이 경우 창업자는 신용불량자로 내몰려 최소 3년(회생) 내지 5년(파산) 동안 우리 경제 밖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기업가 정신, 두 번 다시 빙하기를 방치하지 않도록

혁신생태계의 최전선에서 기업을 세우고 일구며 쌓은 경험들은 신용에 유의해야 한다는 ‘공공정보’에 가려져 많은 시간 동안 빛을 볼 수 없게 한다. 창업생태계의 숲에서 나무 하나가 수명을 다하며 남긴, 오랜 시간이 담긴 씨앗은 미처 발아하기도 전에 우리 사회에서 흩날려 사라진다. 그 씨앗의 다른 이름은,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혁신하고 생존하며 발전할 수 있게 해주기도 했던 ‘기업가 정신’ 이다.

2000년대 초반 벤처붐이 벤처버블과 그 붕괴를 거치며 대규모 실패로 귀결된 뒤, 우리 사회에서 다시 스타트업 붐이 불기 시작하기까지는 15년 가량의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지금 진행 중인 혹한의 칼바람도 우리 창업생태계에 다시 그와 같은 빙하기를 야기할 수 있다. 이제는 더 이상 그러한 겨울을 방치하여서는 안된다. 전통적인 도산절차에 이르지 않는, 각 플레이어들이 머리를 맞댄 새로운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할 시점이다.

작성자 | 법무법인 미션 김성훈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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