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나, 하이브리드 수직이착륙 항공기의 선두주자

항공기는 국내외를 넘어 우리의 생활권을 대폭 확대시켰다. 그런데 여기에 기술 혁신으로 항공기를 한 층 더 업그레이드시키고자 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AAM(Advanced Air Mobility, 선진항공교통) 전문 업체 ㈜ 플라나(이하 ‘주식회사’ 생략)이다. 더 프론티어는 CES 2023에서 플라나의 안민영 CSO와 플라나가 보여주는 항공기의 미래를 조망했다.

제트엔진과 활주로를 없애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떠올리는 항공기는 제트엔진을 사용한다. 제트엔진은 추진력이 좋지만 엔진의 크기가 크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플라나는 기체에서 제트엔진을 없애고 전기엔진을 대신 활용하여 이 문제를 해결했다. 안 CSO는 “제트엔진에서 전기엔진 시대로 바뀌면서 엔진이 소형화되었고 더 효율적으로 힘을 낼 수 있게 되었다.”라고 부연했다. 플라나는 전기엔진과 친환경 터빈을 활용한 자체 발전기를 함께 장착한 하이브리드 항공기를 개발 중에 있다. 하이브리드 항공기는 전기엔진만을 사용하는 항공기보다 연료 효율성이 높고 폭발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의 항공기는 이착륙 시 추진력을 얻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활주로가 필요하다. 플라나는 헬리콥터의 이착륙 원리를 응용한 수직이착륙 항공기를 개발하여 활주로가 필요 없는 항공기를 만들었다. 안 CSO는 “헬리콥터에 하나의 큰 모터에서 나오는 추진력을 분산해서 추진하는 것이 비결”이라며 “분산 전기 추진이 플라나의 하이브리드 항공기의 핵심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플라나의 하이브리드 항공기에는 총 6개의 프로펠러가 장착되어 있다. 각 프로펠러가 만드는 추진력의 합이 플라나의 항공기를 띄우는 힘이다.

UAM 항공업계의 1인자를 선점하다

플라나의 하이브리드 수직이착륙 항공기는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교통) 항공업계에서 경쟁자가 없는 독보적인 기술이다. 여타 업체에서 전기 추진 항공기에 대한 개발이 현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안 CSO는 “앞서 전기 추진 항공기를 개발한 약 다섯 군데의 회사들은 뉴욕 증시나 나스닥에 상장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 중 아직까지 상용화를 성공한 회사는 없다.”라고 말하며 플라나가 개발 완료를 적기에 하여 가장 수익성이 높은 기체를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플라나는 2년 차의 젊은 스타트업으로 약 40명의 엔지니어가 공동으로 하이브리드 수직이착륙 항공기를 완성하고 있다. 플라나의 김재형 대표는 현대차에서 기체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업계 경력을 토대로 스타트업의 빠른 실행력을 장착하고자 플라나를 창업했다.

파트너를 찾아 비상하다

플라나는 작년 9월에 Pre-A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플라나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약 140억 정도이다. 안 CSO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항공기 산업 자체가 워낙 규모가 크고 자본집약적이기 때문에 상당한 액수의 투자금이 필요하다. 플라나의 다음 시리즈 투자 유치 전략은 실제 항공기를 축소한 프로토타입을 선보이는 전략이다. 안 CSO는 “투자자들이 실제로 시제품이 작동하는 모습을 보면 파급력이 굉장히 클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다음 시리즈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전했다. 플라나의 다음 투자 라운드는 올해 상반기 내에 진행할 예정이다.

플라나 역시 다른 스타트업들과 마찬가지로 CES를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 플라나는 특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해나갈 것임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안전과 관련한 각국의 엄격한 인증 절차를 거치는 것이 필수적이다. 안 CSO는 “비행기가 정말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지, 특히 중간에 항공기가 멈추는 등의 사고가 났을 때 안전하게 착륙이 가능한 지를 각종 실험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적으로 통일된 인증 기준안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현재 미국의 FAA(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연방항공청)와 유럽 EASA(European Union Aviation Safety Agency)에서 국제 인증 기준안을 제정 중이다. 안 CSO는 “미국 FAA의 인증 기준안이 마련되는 것과 병행하여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플라나는 올해 2월, 미국 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다.

플라나, 항공기에 진심을 담다

플라나는 국내 유일 기체 개발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 규모로 항공 관련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에 미심쩍어하는 이들도 많지만, 플라나의 엔지니어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믿고, 그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플라나 구성원들은 정말 항공기에 관해 진심인 사람들이다. 지금도 자신의 모든 역량을 항공기 개발에 쏟고 있다.”라고 말하는 안 CSO의 표정에서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플라나 안민영 C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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